이주노동자들의 노동권 침해가 극심한 현장을 순회하는 ‘투투버스’가 이번엔 세종시 고용노동부 앞에 멈춰 섰다. 이주노동자들에게 불리한 각종 법 개정과 지침을 추진해온 고용노동부를 비판하고 문제해결을 촉구하기 위해서다.
민주노총 이주노동자 노동조합은 31일 세종시 고용노동부 앞에서 결의대회를 열고 이주노동자의 사업장 이동의 자유와 숙박비 강제 징수 지침 전면 폐기 등을 촉구했다. 이날 집회에는 서울과 충남아산 지역에서 ‘투투버스’를 타고 온 이주노동자와 민주노총 관계자, 충남아산지역 이주노동자센터 관계자 등이 참석했다. ‘투투버스’는 투쟁투어버스의 줄임말이다.
투투버스 관계자는 “한 달 간의 투쟁 현장에서 만난 이들이 한 목소리로 이주노동자의 고통원인 제공자로 고용노동부를 지목했다”며 “그래서 오늘은 고용노동부에 고통에 힘겨워하는 이주노동자들의 목소리를 직접 들려주러 온 것”이라고 설명했다.
가장 낮은 임금을 받고 있는 이주노동자들은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최저임금 산입범위 확대에 대한 첫번째 피해자라고 할 수 있다. 최저임금법이 개정되기도 이전부터 이주노동자들의 숙식비는 반강제적으로 임금에서 징수당하고 있기 때문이다. 노동부가 지침으로 사업자에게 이같은 권한을 부여했기 때문이다. 당사자의 서명을 받아야 한다는 조건이 있지만, 철저한 을의 입장에 서 있는 이주노동자가 사업주와 제대로 협상을 할 수 있을지 만무하다.
게다가 이렇게 반강제로 징수한 임금을 대가로 제공한 숙식은 형편없는 경우가 허다했다. 이주노동자들이 각 지역에서 세종시에 위치한 고용노동부까지 찾아온 이유다. 이날 집회에서 이주노동자들은 ‘스티로폼은 사람 집이 아니다’, ‘창고는 사람 집이 아니다’ 등의 문구가 적힌 손피켓을 들고 노동부에 문제해결을 요구했다.
이에 이주노조와 민주노총, 각 지역 이주민센터 관계자 등으로 구성된 공동주최단은 이달 1일부터 투쟁투어버스를 타고 노동·인권 침해가 극심한 지역을 순회하며 문제해결을 촉구해 왔다. 최근엔 많은 이주노동자들이 일을 하고 있는 농촌지역과 이를 관할하고 있는 대전노동청, 충주고용센터, 화성고용센터 등을 방문해 보호받지 못하고 있는 이주노동자들의 노동·인권에 대해 목소리를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