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도입국 외국인자녀 적응 프로그램 마련해야

기호일보 webmaster@kihoilbo.co.kr  2017년 12월 21일 목요일 제11면

인천지역 중도입국 외국인 자녀들이 일상생활 적응에 어려움을 겪고 있어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모국에서 사회화가 어느 정도 진행된 중도입국 자녀는 국내 적응을 위한 기초적이고 체계적인 교육이 필요하지만 이들을 위한 시설이나 프로그램이 없기 때문이다.

 19일 인천시교육청에 따르면 올해 집계된 인천지역 중도입국 자녀는 초등학생 355명, 중학생 129명, 고등학생 54명 등 총 538명으로, 지난해보다 13%가량 증가한 수치다. 여기에는 학교를 다니지 않는 경우는 포함되지 않아 실제로 지역 내 중도입국 자녀는 더 많을 것으로 추정되나, 인천시나 시교육청 차원에서는 전체적인 현황 파악도 어려운 상황이다. 더욱이 주민등록도 돼 있지 않아 학교마저 다니지 않으면 관리가 전혀 되지 않고 있다.

 중도입국 자녀들은 우리나라 언어와 문화보다는 차라리 모국의 생활이 편하다. 피부색이 다른데다 우리말의 발음과 표현이 서툴러 입학하더라도 친구들 사이에서 놀림의 대상이 되는 등 학교 적응에 어려움이 따르기 마련이다. 더 큰 문제는 학교 울타리 안에 들어오지 않은 아이들에 대한 지원이다. 민간단체에서 중도입국 아이들을 위한 한국어 교육을 진행하기도 하지만, 기관에서는 현황조차 파악이 안돼 직접 찾아 다니며 지원하는 것이 사실 어렵다. 현재 아이들은 하루 2시간 이주여성 전용 한국어 교실에서 공부하고 있다. 아이들을 위한 한국어 프로그램이 따로 없어서다. 이마저도 아이들에게는 단어나 문장 수준이 어려워 따라가기 벅차다. 별도의 학습 교육 프로그램을 지원해 조기에 적응하도록 도와야 한다.

 국내 거주 외국인 노동자와 국제결혼에 의한 이주 여성 등이 급증하고 있어 이들과의 의사소통 문제와 2세 교육문제, 인권 문제 등이 이미 우리 사회의 관심사로 대두된 지 오래다. 이들은 현재 같이 살고 있고, 앞으로도 같이 살아가야 할 이웃이며, 내국인과 똑같이 중요한 국가의 인적 자산이다. 이들이 국내 적응에 문제가 있다면 이는 우리 사회의 불행이며 손실일 수밖에 없다. 중도입국 외국인 자녀를 포함해 모든 다문화 자녀들이 주민의 일원으로 지역사회에 조기에 정착할 수 있도록 시교육청을 포함한 지역사회의 적극적인 지원과 협조가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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