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시스 2004-05-09 22:09]

9일 경기 화성시 마도면 외국인 보호소에서 보호중이던 외국인 23명이 또 집단 탈주했다.

이에 앞서 지난해 9월 11명이 탈주한 뒤 1년도 지나지 않아 두번째 탈주극이 벌어진 셈이다.

아직 이들의 정확한 탈주 이유는 밝혀지지 않고 있다.

그러나 불법 체류 외국인 검거는 속출하는 반면 수용시설은 턱없이 부족한 상황에서 이들 외국인에 대한 인권침해 논란마저 끊이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따라서 외국인 보호에 대한 근본적인 대책마련이 시급한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잇따른 집단탈주

9일 오후 5시40분께 경기 화성시 마도면 송정리 마도외국인보호소에서 보호중이던 외국인 23명이 달아났다.

이날 중국 조선족 홍모씨(31) 등 23명은 1층 5동에서 증축공사중이던 연결통로를 통해 일제히 달아난 것으로 알려졌다.

보호소측은 이들이 탈주하자마자 즉각 검거에 나서 이날 오후 6시5분께 경기 화성시 송산면 사강리 송산낚시터 앞 모 슈퍼에서 중국 조선족 황모씨(43)와 몽골인 2명, 카자흐스탄인 1명 등 4명을 검거, 정확한 탈주경위 등을 조사중이다.

지난해 9월 27일 새벽 1시께 이곳 외국인보호소에서 불법체류 등의 이유로 강제출국 대기중인 외국인 11명이 창살을 자르고 탈주했다.

탈주 당시 보호소 취약지역에는 폐쇄회로(CC)TV가 설치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진데다 보호소측은 이날 새벽 1시7분께 탈주사실을 확인, 40여분이 지난 1시55분께야 경찰에 신고해 상황대처에 소홀한 게 아니냐는 지적을 받았다.

▲화성 외국인보호소는

건평 2500여평에 3층 건물로, 400명을 수용할 수 있다.

이곳에는 TV와 샤워시설, 체력단련장, 종교실 등 편의시설을 갖추고 있다.

현재 보호소에는 중국인 94, 몽골인 22, 러시아인 17, 파키스탄인 4, 방글라데시인 3, 필리핀인 1, 이란인 1, 기타 65명 등 208명이 수감중이며 남자 169명, 여자 39명이다.

▲체계적 관리대책 절실

외국인보호소는 외국인 범죄자나 불법체류자가 강제추방 전 몸을 의탁하는 곳이라는 인식이 팽배하다.

그러나 이곳은 거쳐가는 대기소가 아니라 국가 이미지를 제고시킬 수 있는 마지막 기회로 인식하는 발상 전환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들 대부분이 불법체류하다 검거, 강제추방되기 전에 머무는 곳이기 때문에 그들 나라로 돌아간 이들의 한국에 대한 마지막 이미지는 이곳이기 때문이다.

특히 이곳은 하루가 멀다 하고 수용되는 외국인에 비해 경비직원 및 경비 용역업체 직원, 공익근무요원 등 근무자들이 턱없이 부족해 체계적인 관리가 어려운 게 아니냐는 지적도 일고 있다.

여기에다 다국적 외국인 동시 수용에 따른 문화.언어 차이, 이들을 보호하는 관계자들의 전문성 부족, 외국인들에 대한 가혹행위 주장 등도 끊이지 않고 있다.

최용철기자 yong5303@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