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4일 ‘행동의 날’, 캘리포니아와 그 너머로 파급되다

 

폴 어바우드(Paul Abowd) 작성(2010. 3. 5)

 

* 각주는 역주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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캘리포니아 주 롱비치의 학생들이 주 전체와 그 너머로까지 번져나간, 교육예산 삭감에 반대하는 3월 4일 ‘행동의 날’ 행진에 동참했다. 파업, 동맹휴업, 그리고 거리행진이 공격받고 있는 캘리포니아 공교육 체계의 각급 단위들을 모두 뒤흔들어 놓았다. 조직가들은 이번 ‘행동의 날’ 투쟁은 공교육을 위한 장기 투쟁의 시작일 뿐이라고 말하고 있다.

사진 : 슬로보단 디미트로프



3월 4일에 노동자 파업, 학생 동맹휴업 그리고 거리행진이 공격받고 있는 캘리포니아 공교육체계의 각급 단위들 모두를 뒤흔들어 놓았다. 이날 오전 캘리포니아 대학 학생들은 버클리와 산타크루즈 캠퍼스에서 학교정문 출입을 봉쇄했다. 오후에는, 칼리지 대학생들이 오클랜드, 샌프란시스코, 샌디에이고, 로스앤젤레스 도심의 공립 중등학교 학생 및 교사들과 합세했다.

 

집회 참가자는 수천 명에 달했다. 샌프란시스코 시민회관 앞에 모인 인원수를 2만 명으로 추산하는 사람도 있다. 오클랜드와 새크라멘토에서는 수백 명의 행진 대오가 도시고속도로에 올라가 시위를 벌이다 경찰과 충돌했다.

 

주 정부의 교육예산 삭감 - 주 정부 교육기금에서 2년 동안 1백7십억 달러를 삭감 - 과 캘리포니아 대학 행정당국의 ‘우선순위의 위기’에 저항하는 행동을 하자는 호소가 캘리포니아 대학과 주립 칼리지의 모든 캠퍼스에서 채택되었고, 이 호소는 전국 32개 주의 학생, 교사, 대학노조의 활동가들에게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올해의 예산 적자가 2백억 달러에 육박함에 따라 추가 예산 삭감이 예상되고 있으며, 이에 예산삭감의 칼을 갈고 있는 주 지사 아놀드 슈워즈네거와 주 의원들이 주된 공격대상이 되고 있다. 주 정부는 세입을 늘릴 의지와 능력이 없음으로 인해 이미 여러 사람들에게 큰 피해를 입혔다. 이에, 이 ‘행동의 날’ 투쟁이 있기까지 여러 달에 걸쳐 투쟁을 조직하는 사업이 진행되어 왔다. 캘리포니아 주의 대학교육 체계는 - 이는 10개의 캘리포니아 대학 캠퍼스, 수십 개의 주립 단과대학[칼리지라 부른다/역자]과 지역초급대학[역시 칼리지라 부른다/역자]으로 3원화되어 있다 - 지난 3년 동안 주 정부로부터 20%의 재정지원 삭감을 당했다. 주립 학교들의 수업료는 2002년 이래 182%나 폭등했다.

 

주 정부의 재정지원이 줄어들면서 대학의 수업료가 폭등했고, 교과과정과 학급 수는 축소됐다. 대학 강사들과 대학노조들은 해고와 휴직 사태를 맞고 있다.

 

공립 초중등 학교들도 포위 공격을 당하고 있다. 시`읍 교육청들이 사유화되고 있는데, 오바마 대통령의 교육자금 지원계획이 이를 부추기고 있다. 로스앤젤레스에서 공립 초중등학교 교사들이 방과 후에 도심을 행진하는 학생들과 합세했다. 학교 선생들과 시`읍 교육청 근로자들은 올해 중에 5천2백 명 넘게 해고될 거라는 통보를 받았다. 작년에 노조가 끈질기게 싸운 후 격려금(stimulus money)으로 몇몇 일자리가 구제되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학급 규모는 폭발적으로 커지고 있다. 오클랜드와 샌프란시스코의 학교에서는 학생과 교사들이, 노조와 시 교육청이 공동으로 소집한 아침 “재난 훈련(disaster drill)" 동안 교실을 뜨고 나왔다.

 

이처럼 문제의 범위는 광범하다. 그에 따라 제기되는 요구들도 매우 광범하다. 그것들 중에 많은 것은 장기목표에 가깝다. 작년 10월 말 버클리에서 8백 명이 모인 회의 - 이 회의에서 3월 4일 ‘행동의 날’ 투쟁이 제안되었다 - 에서 캘리포니아 주의 북부와 남부에 걸쳐 조직위원회들이 만들어졌다. 이 그룹들 안에서 토론이 이루어졌고, 그 결과 일련의 요구들이 작성되었다. 오클랜드에서 조직가들은 미취학부터 고등교육까지 전액 재정지원 되는, 무상의, 질 높은 공교육 실시, 연방정부의 ‘낙오아동 없애기 법’과 ‘일등을 향한 경쟁(Race to the Top competition)’의 폐지, 공공부문에서 행해진 모든 삭감의 원상회복과 공공서비스의 확충, 이민자에 대한 완전한 시민권 부여, ‘이민과 통관 강제집행(ICE)의’의 단속과 유질(流質) 처분의 폐지 등을 요구하고 있다.

 

캘리포니아 대학 버클리 교수 조지 래코프는 한줌밖에 안 되는 반(反)조세주의 공화당 의원들이 주 의회에서 사시사철 의사진행을 방해하도록 허용하는 ‘⅔ 다수 요건’을 뒤엎을 대담한 주민투표 발의를 발기하고 있다. 1978년에 주민발의된 ‘제안 13’이 주민투표에서 통과됨으로써 ⅔규칙이 만들어졌고, 상업용 재산세율에도 상한(上限)이 설정되었다.

 

캘리포니아 대학에서 대학노조와 학생들은 여러 달 동안 함께 이 투쟁을 조직했다. 지난 반년 간 파업을 전개한 두개의 기술직원 노조(UPTE와 CWA)가 이를 이끌었다. 그 와중에 ‘대학전문기술직원노조(UPTE)’는 3월 4일 ‘행동의 날’ 투쟁 바로 며칠 전 임금인상에 대한 잠정합의를 쟁취했다. 그래서 노조 차원의 파업이 없었다. 그럼에도 대학 노동자들은 주 전역에 걸쳐 조직된 시위에 함께했다.

 

대학생들은 문제가 주 수도인 새크라멘토에만 국한되지 않는다고 주장하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학교 행정관과 주 의원을 공략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전술을 구사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지만, 캠퍼스의 조직가들은 지난 3월 4일 진보적 교수 그룹에서 수백 명의 학생과 교사들을 버스에 태워 새크라멘토로 싣고 간 결정에 대해 비판적이다. 반면 그 집중투쟁을 조직한 교수그룹인 ‘우리 대학을 구하자(SAVE Our University)'의 일원인 딕 밀러 교수는 그 전술행동을 교육체계의 각급 단위로부터의 압력을 주 수도(首都)로 집중시키는 방도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오늘(3월 5일) 아침 캘리포니아 대학 버클리 캠퍼스 입구를 봉쇄한 학생들은, 천 명이 넘는 캠퍼스 활동가들을 시청으로 데려간 3월 4일의 ‘오클랜드로의 행진’이 바로 그같은 압력집중을 겨냥한 것이었다고 말하고 있다. 그와 동시에 그들은 상승하는 이 운동이 캘리포니아 대학 행정관들 - 두툼하게 중역 봉급을 받는 - 을 결코 타격의 갈고리에서 벗어나게 해줘서는 안 된다고 주장하고 있다.

 

3월 4일 투쟁이 있기 전 주에 학생들은 예전에 동아시아 어학관(語學館)이었던 듀란트 홀을 점거했다. 지금 그 건물은 학장들이 사용하기 위해 - 최근 발표된 32% 수업료 인상분에서 빌린 돈을 가지고 - 개보수 중이다. 그것은 학생들이 일컫듯이 “‘또 다른 행정’의 건물”이다. 캘리포니아 대학은 또 파산하지 않고 지탱하기 위해 민간자금 조성을 추구함에 따라, 그리고 캠퍼스 서비스의 외주화(外注化)를 통해 비용을 줄이고 노조 권력도 약화시킴에 의해서, 공적 사안에 대해 기업적 해결책을 추구하고 있다.

 

캘리포니아 대학의 운영위원들은 자기들의 재정적 곤경에 대해 주 정부를 비난하는 반면, 대학 총장 마크 유도프는 어제 있은 3월 4일의 항의시위에 대해 말문을 닫았다. 그러나 학생들은 대학당국이 학교 돈을 어떻게 쓰는지에 대해 말하라고 그들을 다그치고 있다.

 

수백만 달러가 들어가는 버클리 풋볼 경기장 개보수 계획이 최근 발표되었다. 이 계획을 비롯하여 캠퍼스 확장이 신속하게 진행되고 있다. 반면, 도서관 및 건물 탈취, 포럼, 주 전역에 걸친 민주적 조직화 실험들이 여러 달 동안 진행되었다. 이런 실천들은 무상 공교육을 실시하고, 대학 운영위원들을 임명하지 말고 민주적으로 선출하며, 캘리포니아 대학의 재정지출과 급여 및 투자에 대해 더 투명하게 공개하라는 등의 요구들에 의해 활기를 띄었다. 이런 압력 하에 주 상원의원 한 사람이 이 달에 캘리포니아 대학의 행정과 예산에 대해 정밀감사에 들어갔다.

 

‘우선순위의 위기’ -그리고 그 결과로서의 학생 수업료 인상 - 은 노동자계급과 유색인 출신 학생들의 고등교육 접근이라는 해묵은 문제를 더욱 악화시키고 있다. 흑인과 라틴계 학생들은 캘리포니아 대학 학생 구성에서 매우 낮게 대표되고 있다. 예컨대 UCLA의 학부 재학생 2만6천 명 가운데 단 1%만이 흑인이다. 대학에서의 인종적 정의(正義)를 위한 투쟁이 예산 위기 문제를 우선하고 있고, 3월 4일 ‘행동의 날’ 대중동원의 주 요인이 되었다.

 

신입생 학급에 오직 1%의 흑인만이 재학하고 있는 캠퍼스인 캘리포니아 대학 샌디에이고 캠퍼스에서, 대학 행정관들은 학생들이 운영하는 텔레비전 방송국의 프로그램인 ‘학생 “유머” 매거진’에서 인종차별적 사교파티를 변호한 데 대한 학생들의 분노를 억누르려고 했다. 며칠 뒤, 수백 명의 학생들이, 대학이 후원하는 인종문제에 대한 ‘티치인(teach-in: 정치나 사회문제에 대한 교수와 대학생 간의 장시간에 걸친 토론 집회)'에서 퇴장한 뒤 "실물적 행동(real action)"을 요구하는 집회를 열었다. 그런데도 미친 짓이 계속되었다. 한 학교 도서관에 목을 매는 올가미가 걸려 있는 것이 발견되었다. (그것에 미워하는 뜻이 내포되어 있는지 몰랐다며 한 여학생이 자수했다) 그리고 학교 도서관 바깥에 있는 한 조각상 위에 KKK식의 두건이 걸려 있는 것이 발견되었다.

 

학생들과 이를 지지하는 교수들은 그 사건이 대학 안에서 유색인을 주변화시키고 인종주의가 곪게 할 조건을 만들어 낸 제도와 정책의 결과라고 말하고 있다. 주 정부가 1996년에 ‘차별철폐조처(affirmative action)' 프로그램을 금지한 것이 캘리포니아 대학 캠퍼스들에서 흑인과 라틴계 출신 학생들의 등록 저하를 심화시켰다. UCLA에서 3월 4일의 행동을 조직한 학생-노동자 연합의 한 멤버인 에릭 가드너는, 인종적 정의를 위한 싸움이 예산 삭감과 사유화에 맞선 투쟁과 긴밀히 연관돼 있다고 말하고 있다. “더 높은 수업료, 저(低)대표된 인종 또는 민족 커뮤니티를 위한 프로그램들에 대한 더 많은 삭감 - 그것은 모두 대학의 인종차별 부활에 봉사하는 것”이라고 그는 말했다.

 

파업과 행진이 전국 방방곡곡의 수백 개 캠퍼스와 도시에서 일어났다. 뉴욕에서는 대규모 집회와 건물 점거들도 있었다. 3월 4일 ‘행동의 날’ 투쟁의 조직가들은, 예산문제 - 전국에 걸쳐서 숫자가 줄어들고 있는 공공기관들을 싹쓸이 하려고 위협하고 있는- 가 계속되고 있음으로 인해서, 더 많은 삭감 공세가 다가오고 있음을 알고 있다. 그러나 그들은 여러 주, 노조, 세대에 걸친 전례 없는 대중참여와 같은 단기적 승리의 중요성도 마찬가지로 인식하고 있다. “나는 한동안 매우 비관적으로 되었었다. 그러나 지금은 그렇지 않다”라고 오클랜드의 고참 교사 활동가 잭 거슨이 말했다. “대중운동이 살아나고 있다. 운동의 고양은 이제 막 시작되고 있을 뿐이다.” <끝>

 

[원문출처]

http://www.labornotes.org/2010/03/march-4-day-of-action-california-beyond

 

 

 

[첨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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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대학, 등록금 인상 반발 시위 확산

32개주 100여개 대학 예산삭감에 교수 가세

천영식 기자 kkachi@munhwa.com

 

미국 대학의 등록금 인상에 따른 학생과 교수들의 반발 시위가 전국적으로 확산조짐을 보이고 있다. 주립대에 대한 재정지원 삭감과 등록금 인상에 항의하는 대학생들은 4일 미 전역 최소 32개주의 100여개 대학 캠퍼스와 주 의사당 등지에서 수업거부와 반대시위 등 집단행동에 나섰다.

 

학생들은 4일을 ‘교육 수호를 위한 행동의 날’로 정하고 반대 시위에 나서고 있다. 캘리포니아 지역 대학생들은 4일에도 등록금 인상에 반대하는 시위를 주요 대학캠퍼스에서 전개했다. 등록금 반대시위는 지난해 말 캘리포니아주립대(UC)가 학부생 등록금을 32% 인상키로 결정하면서 촉발돼 3월부터 전국으로 확산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남부 조지아주에서도 다음해 회계연도의 주정부 재정적자가 11억 달러에 달해 35개 주립대 지원예산을 최대 6억 달러 삭감키로 방침을 정하면 서 대학들이 올 가을학기부터 등록금을 35% 인상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달톤 주립대 학생 등 40여명의 학생들은 3일 애틀랜타 시내 주 의사당 앞에서 재정지원 축소에 반대하는 시위를 벌인 데 이어 4일 주요캠퍼스별로 등록금 인상에 반대하는 시위를 전개 중이다.

 

등록금 인상에 반대하는 학생들은 이에 따라 이번 주말까지 ‘백년대계 교육의 죽음’을 상징하는 의미에서 검은색 옷을 입고 등교하라고 동료 학생들에게 당부하고 있다.

 

[출처 : 문화일보 3월 5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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