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소년, 미 국경 순찰대 총격에 사망
 이청솔 기자 taiyang@kyunghyang.com

ㆍ자국 국경내서 참변 주장
ㆍ멕시코, 과잉대응 맹비난

미국과 멕시코 국경에서 14세 멕시코 소년이 미 국경순찰대원이 쏜 총에 맞고 숨졌다. 멕시코는 미국이 과잉대응한 것이라며 이민자 보호를 천명하고 나섰다. 

AFP통신 등에 따르면 멕시코 소년 아드리안 에르난데스 우에레카는 지난 7일 미국 텍사스주 엘 파소 인근 국경 다리에서 미 국경순찰대원이 쏜 총에 맞아 사망했다. 미 국무부와 연방수사국(FBI)은 국경순찰대의 총기 사용이 돌을 던지며 도망치는 불법이민자들에 대한 ‘정당한 대응’이었다고 주장했다.

반면 멕시코 측은 우에레카가 월경을 시도했다는 미국 측 주장을 부인했다. 멕시코 시우다드후아레스 지방검찰은 우에레카가 다른 소년들과 함께 국경 부근에서 놀던 중 길을 잘못 들었다가 참변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소년의 아버지도 우에레카가 인근에서 일하는 형과 함께 점심을 먹기 위해 다리 쪽으로 갔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소년이 멕시코 국경 안에서 숨졌다고 주장했다.

멕시코 정부는 국경순찰대의 발포가 전형적인 ‘과잉대응’이라고 맹비난했다. 펠리페 칼데론 멕시코 대통령은 8일 “국경지대에서 미국이 과도하게 무력을 사용한 데 대해 다시 한 번 규탄한다”며 “정부는 멕시코 이민자들의 권리를 지키기 위해 모든 자원을 쏟아부을 것”이라고 말했다. 칼데론 대통령은 또 미 당국에 철저한 진상 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요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치와와주 정부는 특히 이번 사건을 “모든 멕시코인들에 대한 공격”으로 규정하고 애리조나주 이민단속법으로 인해 형성된 미국 내 반이민정서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앞서 지난달 28일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에서는 멕시코 출신 불법이민자가 미 세관국경보호국 직원들에게 전기충격기를 맞아 숨지기도 했다. 멕시코 외무부는 멕시코인 사상자 수가 2008년 5명에서 지난해 12명으로 늘었으며, 올 들어서는 6월 현재 이미 17명을 기록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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