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난민에 대한 인권을 보장하라!

"너희와 함께 사는 외국인 나그네를 너희의 본토인처럼 여기고 그를 너희의 몸과 같이 사랑하여라. 너희도 애굽 땅에 살 때에는 외국인 나그네 신세였다." (레 19:34)

모든 사람은 하나님의 형상대로 지음 받은 고귀한 자녀이다. 그들의 인권은 차별 없이 존중받아야 한다. 우리는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제주도 내 예멘 난민 상황의 아픔에 동참하며, 나그네 된 자들의 인권을 위해 함께 해 나갈 것을 밝힌다. 

1.
 지금 제주에는 약 500여명의 예멘 난민들이 있다. 그 중 아동을 포함한 가족단위도 다수 존재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사실이 공개되면서 난민 신청자들에 대한 부정적인 혐오발언이 쏟아지고 있다. “일자리를 뺏으러 온 가짜 난민”, “테러집단”등 전형적인 혐오의 방식으로 차별이 양산되고 있다. 차별은 중지되어야 한다. 난민에 대한 혐오를 일삼는 이들은 특히 안전문제와 난민들을 연결지어, 마치 저들이 범죄를 일으키는 잠재적 테러리스트인양 호도하고 있다. 법무부는 난민에 대한 잘못된 정보를 유포하고, 범죄자로 매도하는 것을 막기 위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또한 난민들의 취업허가, 체류지휘, 출도제한 등 모든 권한을 가진 법무부가 더 적극적인 인도주의적 조처를 취해야 한다. 

2.
현재 예멘은 3년째 내전이 진행 중이며 어린이를 포함, 최소 약 6천명 이상의 사람들이 전쟁에 의해 희생된 상태다. 이유도 알지 못하는 복잡한 전쟁의 광기 속에 저들은 삶 자체를 잃어버렸다. 이 참혹한 현실 속에서 생존을 위해 도망쳐 나온 이들이 바로 예멘 난민들이다. 혐오발언과 차별이 아니라, 왜 그들이 이 낯선 땅으로 밀려날 수밖에 없었는지 부터 알아야 할 것이다. 한국은 6.25전쟁 중이던 1951년 난민협약에 가입하였고, 난민협약국이 된지 올해로 25년째가 된다. 그때의 우리와 현재 예멘의 상황은 다를 것이 없다. 한국전쟁 직후 우리가 겪었던 절박함과 고통이 오늘 저들에게 있는 것이다. 우리가 나그네 되었던 때를 잊어선 안 된다. 

3.
정부는 하루 속히 제주도 내 예멘 난민 상황을 정확히 파악해야 한다. 현재 인도적 차원에서 지원하는 수준에 머무를 것이 아니라 난민들의 인권이 제대로 보장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정부는 「난민의 지위에 관한 협약」에 따른 국제적 보호로써 실천적 대안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또한 난민들에 대한 근거 없는 혐오와 차별언어를 유포시키는 이들에 대해 엄중한 경고와 조치를 취해야 할 것이다. 전쟁범죄를 피해 살기위해 도망쳐 나온 난민들이 또 다른 2차 피해에 노출되어선 안 된다.  

4.
성서는 오늘도 우리에게 ‘너의 이웃은 누구인가’ 묻고 있다. 나그네 된 이들과 함께 그들의 고통을 나누며 상생하는 사회로 나아가는 것이 바로 우리 그리스도인들이 할 일이다. 세상의 보이지 않는 어지러운 모순 속에 우리 모두가 난민이 될 수 있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본 센터는 제주도 내 예멘 난민들의 인권이 보장되고 저들이 안전하게 생활할 수 있도록 계속해서 함께 기도의 행진을 이어나갈 것이다. 

2018년 6월 21일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인권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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