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답없는 한국정부, 난민을 죽음으로 내몰고 있다

 

2018819일 청와대 바로 밑 효자치안센터 앞, 난민신청자들이 모여 한국사회에서 난민들의 권리가 짓밟히고 있음을 호소했다. 권리를 보장할 것을 요구하며 이미 단식에 돌입한 두 명의 난민신청자, 자이드아나스씨가 무기한 단식농성을 선언했다. 그리고 오늘까지 꼬박 20일이 흘렀다.

 

한국정부가 무반응으로 일관한 20일 동안, 아나스씨의 곁에서 농성을 함께한 만삭의 아내는 출산을 했다. 아이가 있는 난민신청자 부부가 동료들의 상황을 두고볼 수 없다며 단식농성에 돌입했다. 그리고 94일 두 명의 단식농성자들이 쓰러져 병원으로 실려갔다.

 

한국정부의 방관과 침묵 속에서 흘러간 20일은 한 가족이 출생의 기쁨을 만끽하고, 아이가 커가는 하루하루를 함께할, 동료들과 일상속의 소소한 즐거움을 누려야할 너무도 평범하고 당연하면서도 소중한 날들이다. 하지만 농성자들은 거리에서, 병원에서, 한국정부의 대답을 기다리며 하루하루를 버텨내고 있다.

 

정부는 왜 대답이 없는가. 한국정부를 향한 이들의 주장이 복잡하고 어려운 것인가? 농성자들은 한국사회의 난민인정절차가 비전문적이며 공정하지 못하다고 한다. 심사 결과가 나올 때 까지 기약 없는 기다림 속에 불안정한 상황에 놓여 있다고 한다. 정부가 보호를 요청하는 난민들을 인간답게 대우하지 못한다고 한다. 절차적 공정함, 인간다운 생활을 할 권리, 인간의 존엄성에 대한 보장. 이미 있는 법을 제대로 운영해 달라는 이러한 보편적이고 당연한 주장 중 어떤 것이 정부의 대답을 망설이게 하는가.

 

정부가 농성자들을 길거리에 방치시키는 동안 난민 반대세력들은 사회적으로 등장하는 모든 난민들에 가짜라는 딱지를 붙이면서 반대하고 있다. 농성자들에 대한 정보를 왜곡시켜서 이들의 명예와 진정성을 훼손시키고 있다. 농성자들의 페이스북에 난민들에게 반대하는 글과 동영상들을 올리며 위협을 가하고 있다. 무방비로 혐오와 증오의 칼춤에 노출된 농성자들에게 정부는 왜 어떠한 답도 하지 않는가.

 

한국사회에 진정 혼란과 불안을 가중시키는 사람들은 누구인가. 자신이 할 수 있는 가장 평화롭지만 절박한 단식농성을 하며 한국정부에 호소하는 난민신청자들인가, 조직적으로 악의적인 정보를 생산하고 난민신청자들에게 위협을 가하는 난민반대세력들인가.

 

지금의 난민인정시스템은 이미 당사자들에게도, 한국사회의 구성원에게도 신뢰를 잃었다. 1차 난민심사에서는 공무원이 임의로 면접조서를 날조할 수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1차 난민심사 결과를 기다리는 사람들은 계속 미뤄지는 심사 통보에 피가 마른다. 2차 난민심사 결과는 언제 나올지 예상조차 할 수가 없다. 한국에서 장기체류를 할 수밖에 없는 상황임에도 난민신청 중이라는 이유로, 이의신청 중이라는 이유로, 제대로 된 일자리, 의료, 아이 양육 등 모든 사회복지시스템에서 철저하게 배제된다. 정부는 제도상의 문제들을 축소하고 은폐시키기 위해 난민들의 존재의 문제에 비난의 초점이 맞춰지는 것을 방조하는 것은 안닌가. 이런 절벽같은 상황에서 난민들이 거리로 호소하러 나온 것이 그렇게 당황스럽고 괘씸하여 침묵과 방관으로 일관해야 할 인인가.

 

우리는 한국정부에 강력하게 요구한다. 정부는 이들의 호소에 대답하라.

 

많은 것을 하라는 것이 아니다. 사람이 먼저라고 외쳤던, 적폐를 청산하겠다던 정부가 해야 할 당연한 도리를 하라. 더 이상 온갖 과장되고 왜곡된 정보로 난민들에게 위협을 가하는 난민반대세력들 뒤에 침묵으로 숨지 말라. 도저히 호소할 곳이 없어서 거리에 나올 수밖에 없게 된 난민들의 외침에 대답하라. 이들이 한국의 법제도에서 느낀, 그리고 법집행자들에게서 받은 불공정함과 불합리함에 대한 대답하라. 한국사회에서 도저히 갈 곳을 찾지 못한 이들의 목소리에 대답하라. 난민들을 죽음으로 내모는 이 비열한 침묵을 멈춰라.

 

201897

참가자 일동

 

 

거창평화인권예술제위원회, 경계를넘어, 공익인권법재단 공감, 광주인권지기 활짝,

구속노동자후원회, 국제민주연대, 나눔문화, 난민인권센터, 노동당, 노동자연대,

다른세상을향한연대, 다산인권센터,

대구경북 차별금지법제정연대(대구경북여성단체연합 대구여성의전화 대구장애인차별철폐연대 대구경북이주연대회의 무지개인권연대 청소년교육문화공동체반딧불이 레드리본사회적협동조합 레드리본인권연대 대구경북HIV·AIDS감염인자조모임해밀 대구경북노동인권센터 대구경북교수노조 대구경북진보연대 대구경실련 대구경북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행동하는의사회대구지부 평화캠프대구지부 인권실천시민행동 대구기독교교회협의회인권위원회(NCCK)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대구지부 대구경북양심수후원회 인권운동연대 대구시민단체연대회의 대구민중과함께 노동당대구시당 녹색당대구시당 민중당대구시당 정의당대구시당 소우주성문화센터)

민주주의법학연구회, 반도체 노동자의 건강과 인권지킴이, 반성매매인권행동이룸, 변수현, 불교인권위원회,

빈곤과차별에저항하는인권운동연대, 사회변혁노동자당,

서울인권영화제, 서울장애인차별철폐연대,

성매매문제해결을위한전국연대(부설 여성인권센터 보다, 광주여성의전화 부설 한올지기, 광주여성인권지원센터, 대구여성인권센터, 수원여성의전화 부설 어깨동무, 모모이, 새움터, 인권희망 '강강술래', 여성인권티움, 전북여성인권지원센터, 제주여성인권연대 부설 해냄, 불턱, 자활, 여성인권지원센터 살림, 전남여성인권지원센터, 경남여성회 부설 여성인권상담소 , 목포여성인권지원센터), 적소수문화인권연대 연분홍치마, 아시아의친구들, 아시아평화를향한이주 MAP, 옥바라지선교센터, 외국인이주·노동운동협의회(()지구촌사랑나눔중국동포의집,

()한국이주민건강협회희망의친구들,남양주샬롬의집,부천이주노동복지센터,

서울외국인노동자센터()외국인노동자와함께,아산외국인노동자센터,

아시아인권문화연대,외국인이주노동자인권을위한모임,용인이주노동자쉼터,

의정부EXODUS,인천외국인노동자센터,파주샬롬의집,

포천나눔의집,한국이주여성인권센터), 이주노동자차별철폐와인권노동권실현을위한공동행동 (건강권실현을위한보건의료단체연합, 경기이주공대위, 공익인권법재단 공감, 구속노동자후원회, 노동당, 노동사회과학연구소, 노동전선, 노동자연대, 녹색당, 대한불교조계종사회노동위원회, 문화연대,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노동위원회, 민주주의법학연구회, 민주화를위한전국교수협의회, 사회변혁노동자당, 사회진보연대, 아시아의창, 이주노동자노동조합(MTU), ()이주노동희망센터, 이주노동자운동후원회, 이주민방송(MWTV), 이주민센터 친구,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전국빈민연합, 전국철거민연합, 전국학생행진, 정의당, 지구인의정류장, 천주교인권위원회, 필리핀공동체카사마코, ()한국불교종단협의회인권위원회, 한국비정규노동센터, 한국이주인권센터),

이주민방송 MWTV, 이주여성인권포럼,

이주인권연대(경산이주노동자센터, 경주이주노동자센터, 이주민과 함께, 아시아의 창, 안산이주민센터, 양산외국인노동자의 집, 울산이주민센터, 이주민노동인권센터, 이주와 인권연구소, 지구인의 정류장, 천안 모이세, 한국이주인권센터),

인권운동공간 활, 인권운동사랑방, 인권중심사람,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인천인권영화제, 장애와인권발바닥행동, 장애인차별금지추진연대,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전북평화와인권연대, 제주평화인권연구소 왓, 진보네트워크센터, 참여연대, 팔레스타인평화연대, 피스모모,

한국게이인권운동단체 친구사이,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한국이주여성인권센터, 한국이주여성인권센터, 한국이주인권센터, 헬프시리아

 

 

 

 

 

 

 

 

 

 

 

농성당사자 압둘라흐만 자이드씨의 서한(번역: 아시아평화를향한이주)

 

관계자 제위에게

 

안녕하십니까?

 

이집트혁명 운동가 압둘라흐만 자이드입니다. 저는 이집트에서 시위 중 체포되었고 이집트 언론은 제 아버지의 출신을 이유로 저를 차별했으며 결국 저는 무고하게 5년의 징역형을 선고 받았습니다. 정치적 견해와 출신배경으로 인해 위협을 받고, 또 언제든지 이집트 국적을 잃을 수 있어 저는 이집트를 탈출해야 했습니다. 마침내 저는 비호를 신청하기 위해 한국에 왔습니다. 한국이 난민협약 서명국가 중 하나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여기서 거의 25개월을 보내고 있지만 아직 난민으로 인정받지 못했습니다.

 

저는 그 동안 문서와 보고서, 영상, 신문기사 같은 많은 증거를 제출했습니다만 결국 출입국관리사무소는 평소대로 매우 사소하고 터무니없으며 비윤리적인 이유로 저를 불인정했습니다. 저는 난민불인정결정에 대해 이의신청을 하였으나, 12개월이 넘도록 법무부는 답변을 하지 않고 있습니다. 사실 출입국관리사무소는 조작과 우리의 인생 낭비를 계속하고 있고 여러분이 상상 가능한 모든 터무니없는 이유를 대어 진정한 난민신청 케이스를 거절하고 있습니다. 때로는 일부 증거자료를 숨기기까지 하는데 이윽고 100건 이상의 난민심사 면담에서 위조 범죄를 저질렀습니다. 저는 총 25개월 가량을 기다리면서 출입국관리사무소에 수 차례 연락해 결정을 요청하였고 난민과 사무실 앞에서 시위도 해봤습니다만 응답이 없습니다.

 

결국 제겐 다른 선택이 없었고, 지금 저는 청와대 앞에서 공개적으로 단식투쟁에 돌입한 상태입니다. 그 어떠한 특혜나 예외를 바라는 것이 아닙니다. 단지 한국의 법과 한국이 서명한 국제협약에 따라 제 권리를 보호해 달라고 요구하는 것뿐입니다. 그저 한국의 법무부가 한국의 법을 준수하기를 바랄 뿐입니다. 조국을 자랑스러워하는 어느 한국 시민도 정부가 법을 준수하지 않는 상황을 용납하지 않을 것입니다. 그리고 한국 시민 중 그 누구도 우리의 고통을 즐길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우리는 그저 조국 이집트에 자유를 요구하던 활동가인데 억압과 살해, 수감을 당하고 있습니다. 저처럼 우리 중 일부는 안전을 위해 피신할 수 있었습니다. 저는 어머니께서 제게 징역이나 죽임을 당하지 말라고 당부하시며 그렇지 않으면 자신이 저에 대한 슬픔으로 죽고 말 것이라고 하셔서 피신하였습니다. 우리의 생명과 안전은 가족에게 매우 중요합니다. 평화 속에서 안전하게 사는 것이 우리가 원하는 전부입니다.

 

그리고 허락해주신다면, 현재 상황에 대해 한 말씀 드리고 싶습니다. 일부 한국인들의 안전에 대한 우려에 대해 솔직히 이해할 수 있고 이를 존중합니다. 그러나 우리에 대한 거짓된 혐의를 반복 생산하고, 우리의 출신이나 종교에 근거해 차별하는 것은 이해할 수도 용납할 수도 없습니다. 이들은 일종의 테러 공격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이러한 우려를 바탕으로 우리에 대한 혐오 메시지와 협박 메시지를 퍼뜨리고, 거리에서 우리를 공격하고, 우리의 여성과 아이들을 겁먹게 했습니다. 지금 이 한국 땅에 테러리스트가 있다면, 그것은 이들이지 우리가 아닙니다. 혐오에 찬 이들이야말로 진정한 의미의 테러리스트이며, 저야 말로 이들로 인해 이 나라에서 안전을 걱정해야 하는 사람입니다. 반복해서 여쭙겠습니다. 이러한 위험한 상황을 관리하고 우리를 보호해야 할 의무를 이행해야 할 대한민국 정부는 어디에 있는 것입니까? 아니면 우리를 공포에 떨게 하고, 심지어 죽음으로 내몰고, 그래서 나머지 사람들이 한국을 떠날 수밖에 없게 하는 것이 난민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한국 정부의 새로운 방안입니까? 그러고서 난민 문제를 영구적으로 해결했다며 자축이라도 하려는 것입니까?

 

단식투쟁을 통해 저와 제 동료들은 한국 당국에 다음 사항을 요청하는 바입니다.

첫째, 모든 난민신청자에 대해 인정심사절차를 전문적이고 공정하게" 신속히 하고, 지난 2년 넘게 결정이 지체되고 있는 저와 제 동료인 아나스와 그의 배우자의 난민신청에 대해 즉각 답해 주십시오.

 

둘째, 대다수의 진실된 난민신청을 조직적으로 왜곡한 법무부에 대해 심도 있는 조사를 실시해 주십시오.

 

셋째, 모든 난민에 대한 모욕과 멸시를 멈추고 우리를 인간답게 대우해 주십시오. 그리고 그 동안 우리에게 가한 학대에 대해 사과해 주십시오.

 

 

201897

압둘라흐만 자이드 배상

 

 

 

 

 

 

 

 

 

 

 

07 September 2018

South Korea

To whom it may concern,

 

I would like to extend my greetings.

 

My name is Abdelrahman Zaid, and I am an Egyptian revolutionary activist. I was arrested in Egypt during a protest, and the Egyptian media discriminated against me due to my father's origin. I was sentenced to 5 years in prison on false charges. I had to escape from Egypt as I am under threat there because of my political opinion and my origin. I also risk losing my Egyptian nationality at any moment. Finally I came to Korea to apply for an Asylum case, as Korea is one of the signatories of the refugee convention. I have been here for almost 2 years and 5 months but I haven't been recognized yet as a refugee.

 

I have submitted a lot of evidence - documents, reports, videos and newspapers - but eventually, as usual, the immigration office rejected me for extremely flimsy, ridiculous, and also unethical reasons. I also submitted an appeal, but the Ministry of Justice hasn't replied to me yet for more than 1 year and 2 months. Actually, the immigration office keeps manipulating and wasting our lives, using every ridiculous reason you can imagine to reject authentic asylum cases. Sometimes they hide some evidence. Thus far, we know of forgery crimes that were committed in more than 100 asylum interview cases. I have been waiting for about 2 years and 5 months in total, and I have contacted them many times to request their decision. I have also demonstrated in front of the refugee office. Still, no response.

 

Finally I ran out of options. Now I have started a sit-in in front of the presidential blue house, and I have started an open hunger strike. I don't want any kinds of special benefits or exceptions. I am just demanding my right to be protected according to the Korean law and the international treaties that Korea has signed. I just want the Korean Ministry of Justice to respect the Korean law. And I don't think that any Korean citizen who is proud of his/her country will accept that his/her government doesn't respect the law. Furthermore, I don't think that any Korean citizen will enjoy our suffering. We are just activists who were demanding freedom in our country, Egypt, but we were oppressed and killed and imprisoned and some of us, like myself, were able to escape. I was able to escape for my safety after my mother insisted that she didn’t want me to be imprisoned or killed, because she might die because of sadness for me. Our lives and safety mean a lot to our families. All we need is to have a safe life in peace.

 

Allow me to make a comment on the current situation. I can honestly understand the worries of some Korean people about their safety and I do respect that. But what I can't understand or accept is that they keep repeating false charges against us and discriminating against us due to our origin or religion. They are worried about some probable terrorist activities, but they have dealt with those worries by spreading hateful messages and threatening messages, assaulting us in the streets, and terrifying us and scaring our women and children. If there are terrorists in Korea, it is they, not us. These hateful people are the real terrorists, and I am the one who needs to worry about my safety in this country because of them. I repeat: where is the government’s responsibility to control this dangerous situation and uphold its obligation to protect us? Or, is this a new governmental plan to solve the refugee issue by letting us be terrified or even be killed, forcing the rest of us to escape from this country? Will the government then celebrate its achievement of having solved the refugee issue permanently?

 

Through this hunger strike, my partners and I call upon the Korean authorities to take the following measures:

1- Speed up the process of recognition "professionally and fairly" for all asylum seekers and immediately reply to our applications that is to say, the applications of Anas, his wife, and myself after more than 2 years have passed since my request.

2- Start a deep investigation in the Ministry

of Justice regarding their systematic manipulation in the majority of authentic asylum cases.

3- Stop insulting and despising all the refugees; treat us humanely and apologize for previous abuses against us.

 

Sincerely,

Abdelrahman Zai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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