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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메테우스] 근로착취공단과 이주 노동자의 죽음 (2004.5.29) - 신강

글쓴이

vja

2004-06-02 00:50:34, 조회 : 1,607

출처: http://www.prometheus.co.kr/article.php?section=000&no=93

근로착취공단과 이주 노동자의 죽음

중국인 노동자 정유홍씨의 죽음은 사회적 타살

신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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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집에 가고 싶어습니다.
회사 사장이 돈 주지 않는습니다.
노동부에 가서도 해결 못해습니다.
외국인도 인간입니다.
왜 일을 했는데 사장은 돈은 안주는가.
나는 돈이 없어 집에 못 간다.
방법이 없어 죽음을 택했다.”

-고 정유홍씨의 유서중에서

△ 이국땅에서 억울한 죽음과 죽은 뒤에도 억울한 대우를 받는 고 정유홍씨의 빈소모습과 유서(사진 오른쪽) ⓒ 신강

중국인 노동자 정유홍씨가 죽음을 선택한지 어느덧 한 달이 지났다. 그 한 달 동안 정유홍씨가 일했던 보문자수의 기업주는 "그 죽음과 자신은 아무 상관이 없다"고. 고용안정센터나 근로복지공단 같은 공공기관도 역시 자신들과는 아무런 상관이 없다며 복지부동과 무책임으로 일관하고 있다.

이에 지난 주 부터 대구 이주노동자 공동대책위는 정유홍씨의 죽음이 단순한 자살이 아니라, 업무로 인한 스트레스와 잘못된 이주노동자정책으로 인한 사회적 타살이며, 업무의 연장선에서 발생한 산업재해로 규정하고, 근로복지공단에 산재신청을 하는등 적극적인 활동에 들어갔다. 이에 근로복지를 담당하는 근로복지공단은 정유홍씨가 사망한지 꼭 한 달째 되는 5월27일까지 산재승인과 관련한 결정을 내리겠다고 밝혔음에도 불구하고 아직 공식적인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 근로복지공단의 태도에 분노한 유가족과 대구 이주노동자 공대위가 근로복지공단 문패를 근로'착취'공단으로 바꿔놓은 모습 ⓒ 신강

거짓증언 증빙자료로 채택한 공단측

이 과정에서 산재승인 여부에 결정적으로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조사자료가 근로복지공단, 노동부의 합심하에 의도적으로 엉터리로 작성되어 보고되었다는 의혹이 드러났다. 언론을 통해 세상에 알려진 사실과는 전혀 다른 내용의 근로감독관 보고서가 근로복지공단에서 정상적인 근거 자료로 채택된 것이다.

△ 근로복지공단이 증빙자료로 인정한 잘못된 진술서의 내용 ⓒ 신강

정유홍씨 사건의 산재승인과 관련한 중요한 근거가 되는 대구지방 노동청의 근로감독관의 진술에 따르면 '고 정유홍씨는 작년 12월에 80만원, 1월에 80만원, 2월에 80만원, 3월에 85만원의 임금을 지급 받은 것'으로 되어있다. 하지만 이 진술은 지금까지 드러난 사실과 명백히 다르다. 언론 보도, 유족들의 증언, 그리고 이주 공대위와 보문사장과의 면담 속에선 작년 12월 68만원, 1월 34만원, 2월 68만원, 3월 82만원이 임금으로 지급된 것으로 나타났다.

근로복지공단이 채택한 보고서의 진술은 임금체불과 불법체류자 신분을 악용해 위악적인 태도로 정유홍씨를 죽음으로 몰고 간 보문자수 사장의 사건 초반 증언을 증빙자료로 채택해 작성된 것이다. 더구나 사건 이후 대구 이주공대위와 보문자수 사장과의 면담을 통해 사건 초기의 진술이 잘못된 것이고, 이를 시정하는 진술서를 다시 근로복지공단에 제출했음에도 불구하고, 근로복지공단은 허위로 진술된 보문자수 사장의 진술서만을 근거 자료로 채택하는 납득하기 어려운 행태를 보인 것이다.

근로복지공단을 향한 계속되는 싸움

그러나 근로복지공단은 현재까지 유족들과 대구 이주공대위의 요구에 대해 어떠한 공식적인 입장도 표명하지 않고 오로지 묵묵부답과 복지부동으로 일관하고 있다. 심지어 근로복지공단은 유족들과 대구 이주공대위의 대구본부장, 서부센터장, 산재심사 담당자와의 면담 요청에 대해 공권력을 동원하여 가로막는 등 사태를 해결하려는 의지보다는 회피 하려고 할 뿐이다.

근로복지공단 서부센터에서는 현재까지 유족들과 대구 이주공대위 소속단체 회원들이 산재승인과 관련한 근로복지공단의 조사를 다시 엄밀하게 진행할 것과 이미 엉터리로 판명된 보문자수 사장과 근로감독관의 허위진술을 폐지하고 새로운 자료를 근로자료로 채택할 것을 요구하며 농성투쟁이 진행되고 있다.

△ 28일 근로복지공단으로 면담간 공대위 회원들이 경찰들에게 막혀 있는 모습 ⓒ 신강

이 땅에서 수년간 열심히 일하고, 그 대가로 임금체불과 불법체류자로 내몰리고, 결국 죽음으로 내몰린 한 중국 이주 노동자의 삶과 죽음은 단순한 한 개인의 죽음이 아니라, 이 땅 대한민국의 잘못된 이주노동자 정책과 잘못된 노동 관련 부서의 횡포의 비극적인 결과일 따름이다.

이 글을 쓴 신강은 대구 성서노동조합에서 활동중입니다.
이 글은 www.peopletimes.net에도 게재되었습니다.

2004/05/29 [17:55] ⓒpromethe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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