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문 총장, EU 난민대책에 제동.."군사작전 안돼"

입력시간 | 2015.04.29 09:12 | 송이라 기자 rass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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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기문 총장, EU 난민대책에 제동..`군사작전 안돼`
출처=AP
"난민선 파괴는 생업 수단을 없애는 것과 같아"
프란치스코 교황 만나 '기후변화 대응' 논의
[이데일리 송이라 기자] 반기문 유엔(UN) 사무총장이 지중해 난민 문제를 군사작전을 동원해 해결하겠다는 유럽연합(EU) 대책에 제동을 걸었다.

반 총장은 28일(현지시간) 바티칸에서 프란치스코 교황과 만난 직후 기자들과 만나 “지중해를 건너는 배를 파괴한다는 EU 대책은 좋은 방법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반 총장은 27일 이탈리아를 방문해 마테오 렌치 이탈리아 총리와 페데리카 모게리니 EU 외교안보 고위대표와 함께 이탈리아 해군 함정을 타고 난민선 전복 사고로 900여명이 숨진 시칠리아 해협 현장 등을 둘러봤다.

그는 “난민들이 이용하는 배를 불법적으로 운영하는 밀수업자들의 행동은 당연히 잘못됐지만, 그들을 공격 대상으로 삼는건 이미 악화된 경제에 의도치 않은 해를 끼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어업은 그들에겐 중요한 수입원인데 불법 이주자들을 실어나른다는 이유로 배를 파괴하면 결과적으로는 그들의 생업 수단에까지 영향을 미치게 된다”며 “난민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려면 적법하고 정기적인 이민 통로의 마련 등 국제적 접근이 필요하다”설명했다. 난민 문제는 군사적으로 해결할 수 없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같은 비판은 페데리카 모게리니 EU 외교안보 고위대표가 이번 주 미국을 방문해 EU의 군사작전에 대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승인을 얻을 계획을 밝힌 이후 나온 것이라고 FT는 전했다. EU는 현재 난민선으로 이용되는 배를 찾아 파괴해 난민들이 지중해를 넘어오지 못하도록 하는 작전을 계획 중이다. 모게리니 대표는 오는 29일 워싱턴에서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과 회담할 예정이다.

반 총장은 “우리는 이 땅에서 깨기지 쉬운 생명들을 보호해야 하는 깊은 책임을 갖고 있다”며 “그것이 왜 국제기구들이 이 문제에 대해 고민하면서 조화롭게 해결해야만 하는 이유”라고 강조했다.

한편 반 총장은 프란치스코 교황을 만나 기후 변화 대응에 대해 논의했다. 그는 “지구환경 보호는 매우 시급한 도덕적 과제이며 모든 사람들은 의무를 지난다”고 말했다. 이어 “광범위하고 돌이킬 수 없는 기후 변화의 영향을 줄일 기회가 얼마 남지 않았다”며 세계 정치 지도자들이 기후 변화 대응을 위해 적극 나설 것을 촉구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예전부터 기후 변화 대응에 대한 중요성을 줄곧 피력해왔다. 교황은 성직자들에게 보낼 회칙에서 보다 자세한 내용을 담을 것으로 보인다고 FT는 전했다. X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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