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자는 어디서 왜 떠나왔나
■ 이주/ 마이클 새머스 지음, 푸른길 펴냄
이주에 대한 장소, 스케일, 영역 등과 같은 공간적 개념을 차용해 지리학적 접근을 강조한 책 '이주(Migration)'가 출간됐다.

책은 나아가 정치학, 사회인류학, 사회학 등 다학문적 차원에서 국제 이주에 대한 다양한 이론과 관점, 이주와 노동, 이주 통제의 지정학적 경제문제, 이주와 시민권 및 소속의 지리 등에 관한 주제를 종합적이며 비판적으로 다룬다.

통계에 따르면 2012년 현재 전 세계 인구의 약 3%인 2억2,000만 명은 자신이 태어난 국가를 떠나 다른 나라에서 살아가고 있다.

책은 "3% 라는 수치의 미미함에 더 해 이주의 주체는 주로 개인이기 때문에 이주 및 이주자와 관련된 사회 현상이 자칫 간과될 수도 있다"며"그러나 이주 당사자가 개인이라 할지라도 그들의 삶의 궤적과 상황은 정착한 국가는 물론 그들의 기원 국가에도 다양한 방식으로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강조한다. 즉, 이주 및 이주자와 관련된 사회 현상은 나머지 97%에 해당하는 비이주자들의 삶과도 밀접하게 연결돼 있으며, 글로벌화와 더불어 그 영향력은 더욱 확대되고 있다는 것이다.

한국의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다. 해외에서 들어오는 이주 노동자결혼 이주자는 물론이고, 이른바 고숙련 이주자라고 불리는 기업가 및 연구원, 그리고 유학생과 관광객의 수도 크게 증가하고 있다. 그뿐만이 아니라 한국에서 해외로 이주하는 사람들의 수도 크게 증가하고 있다. 단일민족 국가로서 오랜 역사적 전통을 이어온 한국 사회는 지금 다문화 사회로의 큰 전환기를 맞고 있는 것이다.

책은 이주에 대한 개념적ㆍ이론적 접근을 강조하는데, 구체적으로 장소, 스케일, 영역 등과 같은 공간적 개념을 빌려 지리학적 접근을 강조한다.

특히 이 책이 중점적으로 다루고 있는 논제의 핵심은 이주의 맥락 내에서 '초국가주의' 같은 분명한 공간적 개념들을 다루되, 그 미묘한 차이를 좀 더 부각시키고 있다는 점이다. 또한 지금까지 공간을 무시했거나 공간적으로 '논의되지' 않았던 많은 이론과 개념들을, 공간을 염두에 두고 다시 기술해야 한다는 점도 강조하고 있다. 공간을 중요하게 평가함으로써 비로소 정책적 논의에 적절하게 개입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게 함으로써 이주를 단행할 수밖에 없는 사회적 약자들의 가련한 현실과 그들이 정착 국가에서 직면하게 되는 어려운 삶에 주목할 수 있게 된다. 2만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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