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쟁 격화로 리비아 출발 난민 위험 상황 직면

(제네바=연합뉴스) 류현성 특파원 = 아프리카와 중동의 난민들이 지중해를 건너 유럽으로 오는 기점인 리비아에서 분쟁이 격화함에 따라 많은 난민이 리비아를 서둘러 떠나려는 위험한 상황에 처했다고 이탈리아 언론이 2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국제이주기구(IOM) 페데리코 소다 지중해 담당 국장은 이탈리아 람페두사 섬에 도착한 난민들의 증언을 종합한 결과 리비아에서 연쇄 폭탄공격으로 45명이 사망하는 등 분쟁이 심해지고, 밀항 주선업자들도 이 영향을 받아 더욱 폭력적으로 변했다면서 이같이 밝혔다고 온라인 매체인 더 로컬은 전했다.  

그는 "난민들은 배를 타기 전에 잠시 머무는 이른바 '접선 주택'에 통상 며칠 또는 몇 주간 머물고 있다"면서 "밀항 주선업자들은 접선 주택에 머물 때나 출발할 시점에 관계없이 난민들을 매우 난폭하게 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리비아의 접선 주택에서 태어난 지 석 달 된 딸을 데리고 있는 소말리아 여인은 밀항 주선업자들에게 정기적으로 학대를 당했으며, 감비아 출신의 17세 청소년은 리비아에서 폭력과 갈취가 일상화해 아프리카의 흑인 이주노동자가 계속 살 수 없을 지경이라고 말했다.

많은 난민은 리비아 수도 트리폴리가 머물기에 너무 위험하다면서 트리폴리 난민수용소에 억류되면 경비들에게 돈을 줘야만 배를 탈 수 있는 교외 지역으로 풀려날 수 있다고 증언했다.

배를 타려고 주선업자들에게 내는 돈도 400달러에서 1천500달러로 급등했다.

이에 따라 리비아에 도착한 난민들이 이 돈을 내면 며칠 동안만 리비아에 머물지만 그렇지 않으면 몇 년간 노동자로 일해야 한다.  

서아프리카 기니비사우 공화국 출신의 한 청소년은 자신의 동료 3명이 거의 노예와 같은 조건으로 건설현장에서 일하다가 살해당하는 것을 목격했다면서 "비록 나의 적이라 하더라도 그가 리비아에 오는 것을 바라지 않는다"고 말했다. 

rhew@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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