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바이, 외국인 건설노동자 수백명 임금 인상 요구 시위
기사등록 일시 [2015-03-11 18:44:48]
【두바이=AP/뉴시스】이수지 기자 = 아랍에미리트 두바이에서 남아시아 외국인 노동자들이 10일(현지시간) 시내 인근 도로를 막고 임금 인상을 요구하는 시위를 벌였다.

녹색 작업복과 안전모를 착용하고 시위에 나선 외국인 근로자들이 이날 경찰과 협상을 벌였다. 근로자들은 현지 개발회사 에마르 프로퍼티스가 진행하있는 고급아파트 단지 건설사업의 일부인 '폰테인 뷰스' 공사를 위한 임금 인상을 요구했다.

두바이 경찰은 자체 트위터에 이날 시위는 1시간도 채 안 돼 끝났다고 밝혔다. 아랍에미리트 일간 더 내셔널은 진압경찰도 현장에 출동했으나 체포된 사람은 없었다고 전했다.

이주노동자 관리제도로 고용주가 외국인 노동자의 근로비자 발급을 보증하게 하는 칼리파 제도 때문에 노동자 시위가 잘 벌어지지 않는 걸프지역 국가들에서 두바이 시내 금융가에서 벌어진 이번 노동자 시위는 더 주목을 받았다.

이번 시위로 이 지역에 사는 외국인들과 주민들, 파키스탄, 네팔, 방글라데시, 인도에서 이주한 가난한 외국인 노동자들 간 빈부격차가 부각됐다.

이 지역 곳곳에서 진행되는 고층건물, 쇼핑몰, 대규모 단지 조성 공사장에서 일하는 남아시아 국가 출신 이주 노동자가 수백만 명에 달한다. 이주 노동자 대부분은 자신이 번 돈 대부분을 가족에게 보내고 있다. 국제 인권단체 휴먼라이츠워치는 아랍에미리트에서만 이 같은 저임금 노동자가 500만 명이 넘는 것으로 추산했다.

현지 개발회사 에마르 프로퍼티스는 이날 이메일로 발표한 성명에서 “이번 건설 사업의 하청업체에게 업계의 모범사례를 확실히 이행하기 위한 지침을 내렸다”며 “자사는 이 문제를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으며 이번 사건과 관련해 하청업체들의 경영진에 이 문제를 가능한 한 빨리 해결할 것을 촉구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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