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발디딘 지중해 난민 올들어 벌써 10만명…대란 예고

(서울=뉴스1) 이준규 기자 | 2015.06.10 15:46:10 송고

영국 해군에게 구조된 북아프리카 난민들.© AFP=뉴스1

지중해 난민 증가세가 무섭다. 올해의 절반이 채 지나지 않은 상황에서 벌써 10만명 이상이 지중해를 통해 유럽으로 들어왔다고 AFP통신이 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유엔난민기구(UNHCR)는 지난 1월부터 현재까지 지중해에 몸을 던진 난민과 불법이민자 10만3000명이 유럽에 도달했다고 이날 밝혔다.

가장 많은 난민이 도달한 유럽 국가는 북아프리카 불법이민 허브 리비아와 가까운 이탈리아이다.

지난 주말에도 6000여명을 구조한 이탈리아는 올해에만 5만4000명의 난민을 받아들였다.

놀라운 것은 이탈리아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난민을 받아들인 그리스의 수용 난민 증가세이다. 올해 현재까지 4만8000명을 받아들였는데 국제이주기구(IMO)에 따르면 이는 지난해 1년 동안 그리스가 수용한 총 난민수 3만4000명을 훌쩍 넘어서는 수치다.

이탈리아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 늘어난 난민을 받아들인 것에 비하면 엄청난 증가세라 할 수 있다.

아드리안 에드워즈 UNHCR 대변인에 따르면 최근 들어 일 평균 600여명이 그리스에 도달하고 있으며 이들 중 절반은 레스보스섬에 도착했다.

난민수의 급증으로 인해 모리아 입국심사소의 경우 정원 410명을 2.5배에 달하는 1000여명이 몰려들어 머물고 있으며 전국에 걸쳐 2500여명이 입국 절차가 마무리되기를 기다리고 있다.

스페인은 920명, 지중해의 섬나라 몰타는 91명을 각각 올해 현재까지 수용했다.

이 같은 유입세가 지속될 경우 올해 지중해를 통해 유럽으로 들어오는 난민만으로도 지난해 유럽이 육지와 바다를 모두 통틀어 받아들인 27만6000여명을 넘어설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구조되는 난민 뿐 아니라 사망자들도 늘어나고 있다.

IOM에 따르면 올해 현재까지 1800여명의 난민이 지중해를 건너다가 목숨을 잃었다.

특히 지난 4월에는 리비아를 떠나 이탈리아로 향하던 난민이 전복되면서 800여명이 한꺼번에 숨졌다. 이는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지중해에서 발생한 단일 사건·사고로 숨진 사망자 중 최고치이다.

에드워즈 대변인은 "이처럼 늘어나는 난민을 수용하기 위해서는 관리 인력과 자원의 보강이 절실하다"며 "난민이 유입되고 있는 지역 사회에 대한 지원도 늘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IOM은 "지난 주말 6000여명을 구조한 것은 향후 수개월 동안 지중해에서 일어날 일들의 예고편일 뿐"이라며 "지중해의 날씨가 좋아지면서 불법 밀입국 조직의 활동도 기승을 부릴 것"이라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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