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이주 난민들, 국경 넘어 걸어서 ‘북진’ 
EU 국가들, 대책 마련 골치
분담 수용 계획 의견 엇갈려
  • 댓글 0
[뉴욕 중앙일보]    발행 2015/06/16 미주판 10면    기사입력 2015/06/15 22:44

  • 스크랩
북아프리카와 중동 등지에서 유럽으로 밀려들어오고 있는 난민들의 문제가 날이 갈수록 더 심각해지고 있다. 심지어 일부 난민들은 걸어서 국경을 넘어 원하는 국가로 진입을 시도하고 있어 유럽연합(EU) 국가들이 골머리를 앓고 있다. 

◆프랑스 국경 경찰과 대치=200여 명의 북아프리카 출신 난민들은 이탈리아에서 도보로 프랑스 국경까지 도착해 프랑스 국경수비대와 지난 10일(이하 현지시간)부터 대치 중이다. 이들은 수단과 리비아, 에리트레아 등지 출신으로 길에서 밤을 지새며 국경을 넘기를 바라고 있다. 

대다수의 난민들은 이탈리아나 그리스에 배로 도착한 뒤 그곳에 머물지 않고 프랑스나 독일, 영국 등으로 가려고 시도하고 있다. 이에 따라 프랑스 등은 국경 수비를 강화하며 이들을 막고 있다. 하지만 이탈리아 정부는 EU 국가들에게 보다 많은 난민을 받아들일 것을 요구하고 있다. 안젤리노 알파노 이탈리아 내무장관은 16일부터 룩셈부르크에서 열리는 EU 회원국의 내무장관 회담에서 다른 국가들이 난민을 더 받아들일 계획을 세우지 않는다면 그에 맞선 조치를 취하겠다고 경고했다. 또 지난해 난민 지위를 얻지 못한 1만6000명을 되돌려 보내는데 비용을 부담했다며 망명 신청 자격이 없는 이들의 본국 송환 비용도 다른 나라들이 지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미 EU에서 각 나라별 분담 비율을 확정했지만 프랑스와 독일, 영국은 배당된 비율이 지나치다며 반대하고 있다. 

올 들어 유럽에 도착한 난민들은 벌써 20만 명을 넘어섰으며 앞으로 더 늘어날 전망인데 EU 국가들 간의 의견 충돌과 이주민들의 집단 행동으로 사태가 더욱 혼란스러워지고 있다. 

◆국제사회 책임 강조=국제사면위원회는 15일 전 세계 지도자들이 근본적인 난민 정책을 수립하고, 포괄적인 전략을 세울 것을 권고했다. 사면위는 보고서를 통해 시리아와 터키·레바논·요르단·이라크·이집트에서 400만 명의 난민이 발생한 것으로 추산했다. 

사면위는 “난민 문제 해결은 21세기의 새로운 과제로 떠올랐지만 국제사회의 대응은 부끄럽게도 실패했다”며 “각국이 책임을 공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인구가 급격히 늘어나면서 지난해 유럽 이주민들이 본국으로 송금한 액수도 크게 늘어 1000억 달러를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국제농업개발기금에 따르면 지난해 총 1094억 달러가 송금됐다. 대부분 가난한 유럽국가들과 아프리카, 중국 등지로 송금이 이뤄졌다. 러시아 이주 노동자들의 송금이 206억 달러로 가장 많았고 영국(170억 달러), 독일(140억 달러), 프랑스(105억 달러), 이탈리아(104억 달러), 스페인(96억 달러) 순이었다. 1인당 평균 송금 액수는 연간 1500~3200달러였다. 

유럽에서 송금을 가장 많이 받은 나라는 우크라이나(75억 달러)와 폴란드(74억 달러), 헝가리(44억 달러) 세르비아(36억 달러), 루마니아(34억 달러)였으며 유럽 밖으로 나이지리아(74억 달러), 중국(63억 달러), 모로코(61억 달러), 인도(57억 달러) 등에도 수십 억 달러가 보내졌다. 19개 유럽 국가에 전체 액수의 3분의 1 정도인 365억 달러가 보내졌고, 729억 달러는 유럽 바깥의 50여 국가들이 전달됐다. 아시아로 349억 달러, 아프리카로 231억 달러, 중동에 87억 달러, 중남미에 62억 달러 등이었다. 김종훈 기자 kim.jonghun@koreadaily.com
profi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