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업, 취업자는 늘지만 숙련인력은 턱없이 부족
현장 기능인력 10명 중 8명은 40대 이상
입력 : 2016-01-25 17:30:00 수정 : 2016-01-25 17:30:00
[뉴스토마토 최승근기자] 최근 수년간 건설업 종사자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지만 기술 인력 부족, 현장인력 노령화 등 노동의 질은 저하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젊은 층의 유입이 갈수록 줄고 있어 외국인 근로자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지고 있다.
 
25일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건설업 종사자 수는 182만3000명으로 전년 대비 2만7000명, 1.5%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국내 전체 취업자 증가율 1.3%를 상회하는 수준이다.
 
건설업 종사자는 2013년 175만4000명, 2014년 179만6000명으로 매년 소폭이나마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건설 현장에서는 인력 부족을 호소하고 있다. 단순 노무 인력은 많지만 기능 인력이 턱없이 부족한데다 그나마 노령화도 심각하기 때문이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조사 결과, 올해 내국인 숙련 건설기능인력은 7만6000여명이 부족할 것으로 예상된다. 인력 부족 현상은 갈수록 심화돼 내년에는 9만5000여명, 2018년에는 11만5000여명으로 기능인력에 대한 수요가 점차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건설업계 현장 관계자는 "요즘 현장에 20~30대 기술자는 거의 없다"며 "대부분 40대 중후반에서 50대로 앞으로 젊은 기술 인력은 더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기능인력에 대한 대우를 제대로 해주지 못하다 보니 기술을 배우려는 젊은 사람들이 없다"며 "외국인 근로자들이 빈자리를 채워주지 않으면 건설현장이 멈출 것"이라고 우려했다.
 
극심한 청년 취업난 속에서도 인력 부족을 겪고 있는 아이러니한 상황이다. 또 건설업이 청년 일자리의 무덤이 된 이유이기도 하다.
 
대한건설협회가 최근 발간한 '2014년도 민간건설백서'에 보면 2014년 말 기준 40대 이상 건설기능인력 비중은 80.8%로 나타났다. 전체 취업자 중 40대 이상 비중이 62.3%인 것에 비하면 건설업 노령화가 전체 산업 평균 대비 20%p 가까이 높은 수준이다.
 
자료/대한건설협회 ‘2014년도 민간건설백서’.
 
노령화 속도도 빠르다. 2000년에서 2014년까지 14년 동안 전체 산업 취업자의 40대 이상 구성비는 14.8%p 상승한 반면 건설업은 22.0%p나 증가했다.
 
이에 대해 건설협회는 "건설 현장 기능 인력은 육체노동을 수행해 일정 정도의 근력이 반드시 필요하다"며 "현장 인력의 고령화는 품질저하와 산재증가로 귀결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그렇다고 외국인 근로자 의존도를 높이는 것도 많은 문제가 뒤따른다. 대부분 전문 기술 보다는 단순 노무를 담당하고 있어 기능 인력 부족에 대한 해갈이 어려운 데다 불법 체류 외국인이 많아 안정적으로 노동력을 제공받기 힘들기 때문이다.
 
건산연은 현장 설문조사를 근거로 2014년 말 기준 건설현장의 외국인 근로자 약 26만명 중 불법체류 외국인이 21만명으로 추정된다는 발표를 내놓기도 했다. 외국인 근로자의 경우 건강보험 등에 가입되지 않는 경우가 많아 실제 현장에 있는 외국인 근로자는 더욱 많을 것으로 추산된다.
 
이외에도 의사소통이 어려워 업무효율이 떨어지고, 근로자에 대한 임금 체불 등 불법사례가 증가하는 점도 업계에서는 부담으로 작용한다.
 
업계 관계자는 "외국인 근로자는 내국인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임금인 장점은 있지만 기술수준이 낮고 안정적이지 않다"면서도 "당장 인력이 필요하다 보니 울며 겨자먹기로 채용하는 경우가 많다"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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