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외국인근로자 70만 시대 도래…고용제도 손봐야

  • 9년 새 12만명 증가…90%가 ‘단순직’ 종사자

  • 정착 가능 우수인력 활용방안 모색…불법체류 정책도 필요

  • 배군득 기자

[그래픽=임이슬 기자] 


아주경제 배군득 기자 = 우리나라에서 일하는 외국인 근로자가 내년 70만명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되면서 외국인 고용제도를 개편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특히 국내 외국인근로자 90% 이상이 단순기능인력이라는 점에서 향후 외국인력의 다양화 등 활용도를 고민해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23일 법무부에 따르면 우리나라에 체류 중인 외국인 근로자는 12월 현재 63만여명이다. 2010~2011년을 제외하고 매년 지속적으로 증가 추세다. 지난해 61만7145명이던 외국인근로자가 올해 63만5689명으로 늘었다.

이같은 추세라면 내년 고용 한파가 예상되는 국내 고용시장에 상대적으로 인건비가 저렴한 외국인 근로자 유입이 더 많아질 가능성이 커질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이처럼 외국인근로자 70만 시대가 성큼 다가오자 이들을 대상으로 도입한 고용허가제 등 관련 정책을 손봐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고용허가제는 우리나라에 종사하는 외국인근로자 중 가장 비중이 높은 단순기능인력직에 초점이 맞춰져 있어 다양한 외국인 직군 발굴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특히 방문취업(H-2) 체류자격으로 입국한 외국국적 동포는 자유롭게 사업장을 이동할 수 있다는 점에서 고용허가제의 사각지대다. 최근 방문취업자는 건설업과 서비스업 등에서 내국인 근로자를 대체하는 추세다. 방문취업 외국인들이 제도를 악용할 소지가 높은 부분이다.

또 매년 1만명씩 쿼터를 두고 있는 재입국 취업제도는 성실근로 외국인근로자(E-9)에게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제도다. 그러나 고용허가제 기본원칙인 단기순환 원칙과 모순되는 곳이 많다.

불법 체류 중인 외국인근로자 수도 통계치와 추정치의 차이가 크다. 법무부가 조사한 불법 체류 중인 외국인근로자는 6만명 내외다. 하지만 관광(B-2) 등 취업활동이 불가능한 체류자격을 포함해 불법 체류 중인 전체 외국인은 21만여명으로 파악되고 있다.

국회입법조사처는 현제 외국인 고용제도가 지나치게 단순기능인력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는 지적이다. 다양하고 우수한 외국인력 활용 정책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는 제언도 내놨다.

이동영 국회입법조사처 입법조사관보는 “현재와 같이 단순기능인력 유치도 필요하지만 장기적으로 한국 사회에 정착 가능한 우수인제 유치도 생각해야 한다”며 “불법 체류 외국인 근로자라도 인권과 노동 3권을 보장하는 등 불법 체류 외국인 정책도 수리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우리나라는 외국인근로자 유입을 억제하기 위해 '외국인근로자 쿼터'를 시행하고 있다. 외국인근로자 쿼터는 2006~200년에 10만명을 넘기도 했지만 최근 5만명 대 수준을 유지 중이다.

외국국적동포를 대상으로 하는 방문취업(H-2) 쿼터는 2009년까지만 할당해 왔고 2010년부터는 30만3000명의 체류한도를 외국인력정책위원회가 정하고 있다. 산업연수생 쿼터는 2007년 이후 중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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