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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짜오’ 베트남 여성의 말걸기] 불편한 얘기도 할게요

등록 :2016-07-13 18:00수정 :2016-07-13 1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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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옥금
재한베트남공동체 대표

베트남에 파견온 한국인을 만나 결혼하고 남편 따라 한국에 온 지 거의 20년, 그동안 많은 변화가 있었습니다. 처음 한국에 왔을 때, 1년 내내 베트남 사람을 만날 기회가 거의 없었습니다. 어쩌다 대사관 행사에나 가야 동포들을 만나 그동안 못했던 베트남어로 수다를 떨면서 향수를 달랬습니다. 요즘은 거리를 지나가도 심심치 않게 베트남어가 들려옵니다. 이주노동자로, 유학생으로, 결혼 이주로 한국에 온 베트남 사람들이 거의 20만명 가깝다고 합니다. 또 비슷한 숫자의 한국 사람들이 베트남에서 다양한 일을 하며 살고 있습니다.

지난 20년 동안 한국에는 베트남뿐 아니라 여러 나라에서 온 외국인들이 함께 살게 되었습니다. 너무 급속히 외국인이 많아지고 다문화 사회가 되다 보니, 미처 생각하고 준비하지 못했던 일들이 많이 일어나는 것 같습니다. 안타까운 사건도 많이 생깁니다. 일부 한국인들이 이주민, 특히 노동자나 결혼 이주 여성을 경멸적으로 대하는 태도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지만 한편으로는 이해하기도 합니다. 아직 마음으로 받아들일 준비가 안 된 상황에서 너무 갑작스럽게 많은 이주민이 함께 살게 된 상황을 그대로 인정하기가 쉽지 않을 것입니다. 일부 이주민도 한국의 전통적 정서나 문화를 존중하지 않고 배타적으로 대하는 면도 분명히 있다고 생각합니다. 정작 자신의 나라에서는 하지 않을 행동을 함부로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앞으로 이주민은 점점 더 많아질 것입니다. 한국 사회가 지금부터라도 차근차근 이주민 문제를 풀어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급속한 노령화, 노동력 부족으로 이주민을 받아들이지 않을 수 없다면, 법과 제도를 정비하고 사회적 인식을 개선하고 서로의 문화를 존중하고 한국의 전통문화와 다양한 이주민의 문화가 평화롭게 공존할 수 있는 길을 찾아야 합니다.

그러려면 우선 서로를 알아가고 다가가려는 노력이 필요한 것 같습니다. 저는 지난 6월 말에 베트남공동체 회원들과 화성시 송산면으로 농촌 일손돕기 봉사를 다녀왔습니다. 다들 공장에서, 건설현장에서, 또는 가정주부로 바쁘게 사는 회원들이 한 번 모이기 쉽지 않지만, 지난해부터 봉사활동을 꾸준히 해오고 있습니다. 회원들은 우리 이주민들도 한국 사회의 구성원으로서 작은 일이라도 기여하고 싶다고 합니다.

저는 앞으로 이 지면을 통해 베트남 사람들이 한국에서 살아가는 이야기를 하려고 합니다. 그러다 보면 불편한 이야기도 있을 것 같습니다. 그렇지만 서로를 탓하기보다 문제점을 바로 보고 개선해나가는 방향으로 발전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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