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만 내 외국인 가정부 '노예생활'…UAE가 인신매매 창구"
2016-07-13 14:59:48 

인권단체 보고서…"고용주의 근로자 체류보증제 재검토해야" 

아라비아 반도 국가 오만에서 일하는 외국인 가정부들이 육체적, 언어적 학대를 받으며 노예에 가까운 환경에서 일하고 있다고 주요 국제인권단체인 휴먼라이츠워치(HRW)가 13일(현지시간) 비판했다. HRW가 이날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오만 고용주들은 이들 노동자의 여권을 일상적으로 보관하고 있으며, 경찰은 학대를 처벌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학대를 피해 달아난 이들을 고용주에게 그대로 되돌려 보내고 있다. 

이 인권감시단체의 인터뷰에 임한 59명의 이주 노동자 여성들은 하루 20시간씩 일하면서 임금을 제대로 받지 못한 채 육체적, 언어적 폭력에 시달렸다고 증언했다. 

HRW는 국경을 맞댄 아랍에미리트(UAE)가 오만의 인신매매 창구가 되고 있으며, 국경의 취업 소개소에서는 가정부로 일할 외국인 여성들을 윈도 쇼핑하듯 전시해 놓고 있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외국인 가정부들이 오만 내에서 처한 상황이 노예가 처한 상황에 가깝다고 강조했다. 

HRW는 많은 이들이 가혹한 고용주에게 붙들려 있고 착취당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참상은 좀처럼 바깥에 알려지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같은 상황에 대해 "학대가 일반적으로 퍼져있지만 처벌받는 사람은 없다는 점이 분명하다"는 적극적인 해석을 내놓기도 했다. 

부유한 걸프 아랍 국가에는 홀로 가족을 부양하기 위해 가정부로 일하려고 오는 아시아와 아프리카 출신 노동자들이 많다.


일부는 좋은 일자리를 찾아 성공하지만, 다른 일부는 학대받거나 여권을 빼앗기고 사실상 구속되는 상황에 처하기도 한다. 

오만 인구는 440만 명으로 이 중 절반에 가까운 약 200만 명이 외국인이다. 

HRW는 외국인 근로자의 체류를 고용주가 보증하는 방식으로 근로자를 묶어두는 '카팔라' 제도를 재검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경찰이 폭력을 피해 달아난 이들을 다시 고용주의 집으로 돌려보내지 말 것을 촉구했다. 

mih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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