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옥금
재한베트남공동체 대표
정식 건물로 된 숙소는 그나마 낫지만 컨테이너나 비닐하우스로 만든 임시 건물에서 생활해야 하는 농업노동자들이 아주 많습니다. 2013년도 국가인권위원회의 ‘농축산업 이주노동자 인권상황 실태조사’를 보면 그 비율이 67.7%에 이른다고 합니다. 저도 여러 번 농업 이주노동자들의 숙소를 방문한 경험이 있는데 대부분 여러 문제를 갖고 있었습니다. 숙소 출입문이나 샤워시설의 잠금장치가 제대로 되어 있지 않은 곳도 있고, 한 비닐하우스 안에 남녀 숙소가 같이 있어 특히 여성 노동자는 성폭력을 당할 위험에 항상 노출되어 있고 실제로도 불행한 일이 발생한 사례도 있습니다. 또한 화장실의 위생 상태는 말로 표현하기 힘든 곳도 많았습니다. 10곳 중 한곳은 난방 시설이 없고 온수가 나오지 않습니다. 이런 숙소도 전부 무료로 제공되는 것이 아닙니다. 같은 조사 결과에서 보면 13%의 노동자들은 숙소비를 내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