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인 못생겼어!" 6살 아이가 얼굴에 침 뱉고…외국인이 본 한국의 인종차별

  • Published : Aug 22, 2017 - 10:03
  • Updated : Aug 22, 2017 - 10:03

최근 한 외국인 구인 사이트에는 영어 캠프의 외국인 강사를 찾는다며 "흑인 금지"란 단서가 붙은 공고가 올라왔다.

이 공고는 한국에 사는 외국인들 사이에서 많은 반감을 불러일으키며 논란이 되었다.

한국에는 현재 200여 만 명에 달하는 외국인들이 거주 중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한국인 고용주들, 특히 영어교육 관련 업종에서 백인에 대한 선호도는 절대적이다.



백인이 아닌 인종의 외국인들은 이와 같은 차별에 대해 불만을 나타내고 있다.

과거 한국에서 거주한 적이 있는 미국인 조지아 스콧 씨는 과거 일산의 한 찜질방이 그녀가 흑인이란 이유로 출입을 거부했다고 밝혔다.

스콧 씨는 "그들은 (찜질방이) 외국인 출입을 금지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백인 여성과 남성들은 항상 그곳에 가곤 했다"라고 하며 "이 경험 때문에 나는 찜질방에 입장하려는 시도 자체를 하지 않게 되었다. 서울에 사는 다른 (흑인) 친구들은 찜질방 입장에 성공한 사례가 종종 있긴 했다"고 덧붙혔다.

아시아계 미국인인 리타 콜린스 씨는 미국에서 교육 관련 자격증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고용주들에게 그녀의 사진을 보내자마자 그들이 연락을 끊었다고 주장했다.

콜린스 씨는 "한국이 얼마나 발전했는지 여부와 상관없이, 생각하면 할수록 한국이 다문화 사회가 될 준비가 되지 않았다고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외국인에 대한 차별은 구직과정에서 그치지 않는다.

여성가족부가 2016년 발표한 "2015년 국민 다문화수용성 조사"에 따르면 한국 성인의 31.8%가 외국인 노동자와 이민자를 이웃으로 받아들이지 않겠다고 밝혔다.

연령대별로는 청소년들의 다문화 수용성이 67.63점으로 가장 높고, 20대는 57.50점, 30대 56.75점, 40대 54.42점, 50대 51.47점, 60대 이상 48.77점으로 나이가 많을수록 다문화를 포용하는 성향이 적은 것으로 드러났다.

그러나 어린 학생들 사이에서도 외국인, 특히 백인이 아닌 인종에 대한 편견은 종종 있는 것으로 보인다.

자신을 이름의 약자인 L.C.라고 해달라고 한 흑인 미국여성은 자신이 오산에 위치한 학원에서 일할 당시 6살 아이들로부터 충격적인 일을 경험했다고 밝혔다.

L.C.씨가 출근한 첫날, 한 아이는 다른 학생들 앞에서 그녀가 "흑인이기 때문에 못생겼다"고 말했다. 그녀는 이와 같은 차별적 언행에 대해 익숙해졌다고 밝혔다.

그러나 그녀가 일을 그만두게 된 사건이 일어났는데, 교육적 목적의 게임을 하던 도중 인종차별적 언행을 하던 한 6살 아이가 그녀의 얼굴에 침을 뱉은 것이었다.

L.C.씨는 "학원 측 사람들과 만났으나 그들이 그녀를 위로하는 대신 아이의 행도에 대해 변명을 하는 것을 보고 크게 실망했다"며 일주일도 되지 않아 일을 그만두었다고 전했다.

외국인들에 대한 인종차별은 최근 이태원의 한 바에서 인도인이 출입거부를 당한 사건과 더불어 우리 사회에서 흔히 목격할 수 있다.

외국인들은 이와 같은 차별에 대해 실망을 표현하면서도 이러한 문제가 사회적으로 논의되고 있다는 자체에 대해선 긍정적인 시각을 보냈다.

아시아계 미국인인 콜린스 씨는 "우리 모두는 어느 정도는 인종차별적인 시각이 있기 마련이다"면서 "인종차별의 악순환을 깨기 위한 노력은 어딘가에서 시작되어야 한다. 사람들이 이런 문제에 대해 의식하고 있는 건 긍정적인 일이다"라고 말했다.
(코리아헤럴드 윤민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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