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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집 쉼터에서 연휴를 보낸 이주여성들 설날부터 연휴 기간 동안 우리집 쉼터에서는 네팔인 이주여성들의 숙소가 되어 타국에서의 외로움을 함께 달래며 즐거운 시간을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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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 노동자들이 늘면서 수도권의 거리 풍경도 변하고 있다. 나와 가깝게 지내는 네팔인들은 특별히 서울 동대문에 많이 모인다. 한국말을 서툴게나마 하는 네팔인들을 주말에 동대문역 주변에서 쉽게 만날 수 있다. 서울에 살아도 오랜만에 동대문역 주변을 찾는 한국인이라면 어리둥절할 만한 풍경을 마주할 것이다.

한국의 명절은 외국인 이주 노동자들에게도 매우 바쁜 날이다. 자국의 인기 연예인을 초청해서 공연을 갖기도 하고, 각기 고향 사람들을 만나기도 하고, 함께 어울리는 친구들과 여행을 가기도 한다. 네팔인들도 가수와 코미디언 등을 초청해서 다양한 공연을 준비했다. 

설 다음날인 지난 20일 아내와 네팔 구릉족협회 사람들 20여 명은 어깨띠를 두르고 대형 쓰레기 봉투와 집게를 들고 동대문 거리를 청결히 하는 일에 나섰다. 동대문 주변 동대문역 6번 출구에서 창신동사거리까지 오후 3시부터 5시까지 환경 미화 활동을 한 것이다. 자국의 이주 노동자들은 물론 많은 관광객이 무단 투기한 담배 꽁초와 각종 쓰레기들을 수거해서 청결하게 해야겠다는 생각에서 나온 아이디어였다. 동대문역 주변에는 네팔 음식점과 관련 상점들이 30여 개 이상 몰려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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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대문역 주변 거리청소에 나선 네팔 구릉족협회 구릉족 협회 네팔인들이 동대문역 주변에서 쓰레기를 수거하고 있다. 사진 아래 왼쪽 아내도 함께 거리청소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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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까지만 해도 네팔인 이주노동자 수요가 그리 많지 않았다. 당시는 불법·합법 체류자를 모두 합해도 1만 명이 되지 않았다. 그러나 2008년부터 한국어능력시험을 치른 네팔인 이주노동자가 합법적 지위를 갖고 한국에 취업하는 수요가 급격히 늘면서 지금은 3만 명이 넘어섰다. 그 수요가 늘면서 다양한 문제점도 생겼지만, 가까이에서 네팔인 이주노동자들을 살펴보면 발전적으로 변화하는 모습을 더 많이 볼 수 있어 참 다행스럽다. 

이제 연휴도 끝나고, 봄날과 함께 새로운 한 해의 활기찬 기운이 그들에게도 함께 하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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