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외국인 근로자 부당대우 ‘심각’
작년 임금체불·폭행 등 500여건…상담도 폭주
현 3천명 거주 해마다 증가…안전망 구축 시급


입력날짜 : 2016. 02.28. 20:17

‘코리안 드림’을 꿈꾸며 돈을 벌기 위해 광주를 찾는 외국인 근로자들이 해마다 증가하고 있지만 처우나 생활 환경은 나아지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외국인 근로자들은 임금체불 및 언어적 문제 등으로 폭력 사건에 휘말리는 사례가 늘어 사회 안전망 구축이 절실하다는 지적이다.

28일 광주지방고용노동청에 따르면 일반 외국인 거주자를 제외한 광주지역에 체류하며 근로하고 있는 외국인은 지난 2014년 1월 기준 3천25명, 2015년 1월 기준 3천399명, 2016년 1월 기준 3천438명으로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또 광주 광산구에 위치한 광주외국인력지원센터에는 임금체불·폭행 등 한 해 평균 5천300여건의 상담·문의 전화가 외국인 근로자들에게 오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 문의 전화는 업무과다 등 사소한 문제가 대부분이기 때문에 회사측에 시정 조치하는 것으로 마무리가 되고 있지만 이중 10% 가량인 500여건은 임금체불과 폭행 및 언어적인 요인으로 인한 의사소통 문제 등 법적인 싸움까지 가는 경우가 있다고 관계자는 설명했다.

외국인 근로자를 채용하는 고용주들의 인식이 많이 바뀌어 수년 전에 비해서는 문제가 심각하지는 않지만 임금체불 등의 문제는 사실상 끊이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실제 광주지역에 거주 중인 외국인 근로자가 늘어나면서 외국인 근로자들이 폭행을 당하거나 임금체불 등 부당한 대우를 받는 사례도 끊이지 않고 있다.

광주외국인력지원센터 자료를 살펴보면 캄보디아에서 온 A씨가 지난해 10월과 11월 2달간 광주의 한 사업장에 일을 했지만 340만원 상당의 임금을 받지 못해 광주지방고용노동청에 진정서를 제출하기도 했다.

이후 조사 과정 중 사업주가 2개월분 임금 체불 등을 인정해 체불임금 340만원을 A씨에게 지급했다.

또 언어적인 문제로 사업장에서 폭행당하는 사건도 있다.

광주 서부경찰서는 같은 사무실에서 근무하는 외국인근로자를 폭행한 강모(34)씨를 폭행 혐의로 붙잡아 조사 중이다.

강씨는 지난 20일 오전 11시30분께 서구 동천동 한 사무실 같이 근무하고 있는 외국인 근로자 B(20)씨가 반말을 한다는 이유로 얼굴을 주먹으로 폭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조사결과 강씨는 같은 회사에서 일하고 있는 미얀마 출신의 B씨가 한국말이 서툴러 자신에게 반말한 것으로 오인해 폭력을 휘두른 것으로 조사됐다.

이처럼 해마다 외국인 근로자들이 늘어나고 있지만 임금체불을 비롯해 언어적 문제 등으로 여러 가지 문제를 낳고 있어 사회 안전망 구축이 절실하다.

이에 대해 광주외국인력지원센터 관계자는 “사람들의 인식이 많이 좋아져서 예전 같이 외국인근로자들에게 막무가내로 폭행과 폭언을 일삼지는 않는다”며 “회사 마다 업무 환경이 다르기 때문에 업무에 관한 문의와 임금체불에 관한 민원이 요즘에는 많은 상황이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외국인 노동자들이 사실 중소기업 등 우리 지역 경제 발전에 힘을 쓰고 있다”며 “우리가 이들을 외면하지 말고 이들과 더불어 사는 사회를 만들 수 있도록 많은 사람들이 더욱 노력해줬으면 한다”고 덧붙였다./이정민 기자 genius@kjdaily.com
profi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