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노동자 300명에 '따뜻한 코리아' 심은 치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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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2.12크게보기작게보기프린트이메일 보내기목록
홍주희 치과 원장 매주 무료진료…앞니 생겨 환하게 웃는 모습 보람
 

"외국인 노동자들이 우리나라를 좀 더 긍정적으로 봤으면 합니다."

대구 달서구에서 치과를 운영하는 홍주희 원장(로뎀치과)은 지난해 가을 이후 매주 토요일이 기다려진다고 했다. 외국인 노동자를 대상으로 한 무료 진료 봉사를 하기 때문이다. 홍 원장이 의료봉사를 시작한 것은 지난해 10월 상인동 한 교회에서 탈이 난 치아를 제때 치료하지 못하는 외국인 노동자를 위해 의료캠프를 열었던 게 계기가 됐다. 교회 측에서 의사를 비롯한 의료업에 종사하는 신도들에게 "교회에 외국인 노동자들이 많이 모이는데, 이들을 위해 의료봉사를 해 달라"고 부탁했고, 홍 원장을 포함한 신도들은 자연스럽게 의료봉사를 위한 캠프를 열었다. 하지만 간단한 의료기기만으로는 치료에 한계가 있었고 차라리 병원에서 치료하는 것이 낫다고 생각해 무료 진료를 시작했다.

매주 토요일 3시간씩, 일주일에 한 차례 하는 진료지만 지금까지 홍 원장을 거친 외국인 노동자만 300여 명이 넘는다. 네팔, 방글라데시, 필리핀, 베트남 등 국적도 피부색도 불법체류 여부도 홍 원장에게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 가장 뿌듯함을 느꼈을 때는 한 20대 외국인 노동자에게 임플란트 시술을 해 줬을 때다. 홍 원장은 "비용과 시간이 만만찮은 시술이었지만 깨진 앞니를 드러낸 그를 보고 차마 외면할 수 없었다"며 "그 환자가 '태어나 처음 환하게 웃어본다'며 고마움을 표시할 때는 뿌듯함을 느꼈다"고 소감을 말했다.

홍 원장은 외국인 노동자들이 자기 나라로 돌아가서 "한국과 한국 사람들이 따뜻했다"고 기억해주길 바랐다.

홍 원장은 "무료 진료를 계기로 외국인 노동자들이 한국에 대해 좋은 이미지를 얻었으면 좋겠다"며 "무료 진료 봉사가 나에게도 삶의 큰 활력이 되고 있다"고 했다. 홍 원장은 앞으로 의료봉사를 좀 더 확대할 계획이다. 홍 원장은 "봉사하려는 의사가 꽤 있다"며 "재능기부와 함께 협찬을 해줄 분들을 모아 봉사 규모를 늘릴 계획"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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