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아닌 서울사람들…다문화 품은 '글로벌수도'

코리아드림부터 국회입성까지
제도개정 소통능력 갖춰야

기사승인 [2015-04-30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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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24일 진행된 우리의 서울이야기 토크 콘서트에선 정기선 IOM 이민정책연구위원이 강의자로 나서 ‘서울, 다문화를 이야기하다’라는 주제로 이야기를 풀어갔다.


    아시아투데이 이승진 기자 = 서울시가 왕도 2000년(서기18년 백조 온조)의 역사 도시로서의 자긍심 회복과 미래 글로벌 도시로서의 발전에 필요한 ‘새로운 도시브랜드’ 구축에 나섰다.

    지난 24일 오후 7시부터 9시까지 시민청 태평홀에서 진행된 제9회 시민토크 콘서트는 ‘서울, 다문화를 이야기하다’라는 주제로 서울이 다문화의 중심지로 거듭나게 된 변천사와 새로운 시대에 발맞춘 이민정책 및 로드맵에 대한 필요성에 대해 들어보는 시간을 가졌다.

    이날 강의자로 나선 정기선 국제이주기구(IOM)이민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10년 전까지만 해도 우리사회에서 ‘다문화’란 말은 낯설었다”며 “하지만 요즘 서울의 거리를 걷다보면 ‘글로벌’이라는 말이 실감난다”고 이야기의 포문을 열었다.

    그러면서 2000년도 이후 개봉한 영화 ‘처음만난 사람들’ ‘로니를 찾아서’ ‘반두비’ ‘완득이’ ‘방가방가’ ‘마이 리틀 히어로’ 뮤지컬 ‘빨래’, 드라마 ‘황금신부’ 등 다문화를 배경으로 한 작품들이 늘어나고 있다고 소개했다.

    특히 다문화 가정이 차별받는 사회적 약자로 그려졌던데 반해 이제는 우리 사회의 구성원이자 ‘동반자’라는 인식이 강조되고 있다고 정 위원은 설명했다.

    현재 서울 거주 외국인 주민은 총 39만5640명으로 전체 서울 거주 인구 1019만5318명의 3.9% 수준이다.

    또 최근 영국의 주간지 ‘이코노미스트지’는 한국이 인종의 용광로 시대를 맞고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정 위원은 이처럼 서울에 외국인들이 유입되기 시작한 것은 1980년대 후반으로, 중소기업이 인력난을 겪고 있을 때 이 일자리를 채워준 이들이 네팔·필리핀·인도네시아 등에서 ‘코리아 드림’을 안고 온 외국인 노동자들이었다고 했다.

    이후 1990년대 농촌의 남성들이 결혼할 상대를 찾지 못해 조선족 동포들이 제일 먼저 신부감으로 한국에 왔으며 동남아권 여성들과의 만남이 주선되기도 했다고 말했다.

    실제 당시 지하철에는 도시 여성에게 농어촌 총각과 결혼하라고 제안하는 광고가 등장 했다고 덧붙였다.

    2000년대에 들어서는 단순한 일자리가 아닌 공부와 사업을 위해 한국을 찾는 외국인들이 엄청난 속도로 증가했으며 이에 따라 국제결혼커플도 늘어나기 시작했다.

    특히 이 시기 한국으로 이민 온 결혼 이민자들은 종교단체를 통해 들어온 일본 여성들이 대다수를 차지했으며 베트남·캄보디아·타이 등 동남아시아와 몽골 여성들도 늘어나는 흐름을 보였다고 정 위원은 설명했다.

    ‘살색’이 인종차별용어로 인식돼 이를 순화하자는 움직임이 등장한 것도 이 때였다고 했다.

    이 같은 다문화 가족이 늘어나면서 절대빈곤, 가정폭력 등의 위험이 수면위로 드러나면서 2004년 이후엔 다문화 관련 제도들이 만들어졌다.

    이와 관련 인종, 피부색으로 외관상 명백한 혼혈인은 군복무가 면제되기도 했으며 한국 국적이면 모두가 병역 의무를 지도록 병역법도 개정됐다.

    또 2012년 19대 국회에서 최초로 필리핀 출신의 결혼이주여성인 이자스민 의원이 새누리당 비례대표로 국회에 입성하기도 했다.

    정 위원은 “이태원, 용산, 구로 등 지역 곳곳에 외국인 마을이 자리잡고 있을 정도로 점점 그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며 “다양한 문화권 사람들과 소통하고 효과적으로 일을 도모해가는 능력은 우리들이 갖춰야할 필수 조건이 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사회가 ‘다문화가정’을 넘어 ‘이민자’로 시야를 넓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내달 1일 오후 7시부터는 국제도시로 거듭나고 있는 서울과 뉴욕·도쿄·런던·베이징 등 세계대도시와 비교해보는 시간인 ‘서울, 세계속의 서울을 이야기하다’가 진행된다.

    자세한 문의는 시민소통기획관 도시브랜드 담당관(02-2133-6192)로 하면 된다.

ok1004@asia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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