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타르 이주노동자 가축처럼 혹사당해”… 국제앰네스티 실태 고발
 

인권단체 국제앰네스티(AI)는 2022년 월드컵을 위한 경기장 건설이 한창인 카타르에서 자행되고 있는 이주노동자들의 노동 착취를 고발하는 보고서를 17일(현지시간) 발표했다고 BBC 등이 보도했다. 현재 카타르에서는 주경기장 등 2000억 달러(약 212조7000억원) 규모의 건설공사가 진행 중이다. 네팔과 인도 등 서남아시아 출신 이주노동자들은 강제 노동에 시달리고 열악한 환경 속에서 수용 생활을 하고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이주노동자들은 45도를 오르내리는 여름 내내 하루도 쉬지 못하고 매일 12시간씩 일을 했다. 카타르 노동법하루 10시간 이상 노동을 금지하고, 특히 여름에는 오전 11시30분∼오후 3시에는 일을 못하도록 하고 있지만 이주노동자들에게는 적용되지 않았다.

이주노동자들은 건설업자와의 계약을 통해 시키는 일을 하지 않을 경우 벌금을 받고 추방까지 당할 수 있다. 건설현장의 기본인 안전모를 지급받지 못하는 경우도 많았고 2012년 한 해 동안 1000명 이상이 추락사고를 경험했다. 이 중 10%가량이 장애를 입었다. 가디언은 최근 지난 6월 4일부터 두 달여 동안 네팔 노동자 44명이 숨졌다고 보도한 바 있다.

2011년 통과된 법에 따라 이주노동자들은 카타르 주거 지역에서 거주하는 것이 금지돼 있다. 이에 따라 이주노동자들은 에어컨도 없고, 수돗물도 제대로 나오지 않는 ‘수용소’ 같은 곳에서 집단생활을 하고 있다. 보고서에서 네팔 노동자들은 “우리는 가축과 같은 취급을 받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살릴 셰티 AI 사무총장은 “세계에서 가장 부자 나라 중 하나인 카타르에서 수많은 이주노동자들이 노동 착취를 당하고 있는 것은 용납될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맹경환 기자 khmae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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