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 외국인에 대한 인종적 편견·혐오 일상화됐다"

 
 
TAW네트워크 정혜실 대표 '한일 인종차별' 토론서 주장

(서울=연합뉴스) 김정선 기자 = 한국 사회가 다문화 시대를 맞았지만 이주 노동자, 결혼이주여성 등에 대한 편견과 혐오는 일상화됐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경계를 넘는 아시아 여성들의 모임이라는 뜻의 'TAW네트워크' 정혜실 대표는 17일 외국인·이주노동운동협의회가 서울시 중구 국가인권위원회 배움터에서 개최한 '한국사회 인종차별에 맞서다: 한국과 일본의 인종차별 현황과 대책'이라는 주제의 토론회에서 이같이 주장했다.

정 대표는 '한국사회 일상적인 인종적 편견과 인종 혐오주의의 세력화'라는 제목의 발표문에서 "민족과 혈통이 다르고 이주민이라는 점이 민족적·혈통적·국적 등 동일성을 전제로 한 한국인의 일상에 균열을 내는 침입자로 인식되기 시작할 때 인종주의가 시작된다"고 설명했다.

정 대표는 다문화 가정이나 이주민 거주지로 알려진 지역에 대해선 '인종적 편견'이 작동한다고 지적했다.

주민들은 이주민에 대해 불안감을 느끼고, 해당 지역은 다문화를 반대하는 사람들에게 인종적 편견을 부추길 수 있는 장소로 활용되며, 언론은 그런 부추김을 가능하게 하는 자료를 제공하는 출처가 된다는 것이다.

정 대표는 "서울과 경기도 몇몇 지역은 이주민의 다양성을 보여주거나 '게토화' 된 지역으로 인식돼 버렸다"고 주장했다.

그는 "아시아에서 온 이주민은 빈곤을 상징하고, 주류의 도움을 받아야 하며, 동정심의 대상이거나 범죄를 저지를 가능성이 잠재된 존재가 됐다"면서 "정부 정책도 동일성의 범주에서 벗어난 사람들을 인종적으로 서열화·위계화하면서 감시와 통제로 관리한다"고 비판했다.

정 대표는 일부는 이주민들을 자신들의 일자리와 공간 그리고 복지혜택을 갉아먹는 존재로 경쟁조차 싫은 증오의 대상으로 바라본다고 우려했다.

공익 광고나 TV 드라마 등에서도 다문화 가족에 대한 편견이 드러나며 인터넷 공간에서는 반(反) 다문화적인 의견이 유포된다는 것이다.

그는 "이주민 가족의 '다름'이 언론이나 주변 사람들에게 주목받지 않고 이들이 평범한 일상을 살게 될 수 있기를 바란다"는 희망을 피력했다.

js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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