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해군기지 노동자 "부실-졸속공사 강행"

장하나 "강정마을 7개 케이슨 손상, 부실공사 탓"

2012-10-30 23:22:55
제주해군기지 시공사인 삼성물산 소속 노동자 4명이 부실시공에 대한 내부고발을 했다. 제주해군기지 공사장에서는 지난 8월 태풍 블라벤의 영향으로 방파제의 기반 역할을 하는 케이슨 7개가 모두 파손되는 등 부실공사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장하나 민주통합당 의원이 30일 강정마을회로부터 입수한 진술에 따르면, 이들은 지난 22일과 24일 이틀간 강정마을을 직접 방문해 시공사의 부실공사 행태를 고발했다. 이들은 지난 8월 모두 파손된 케이슨 제작장에 근무했던 철근공들로 제주 화순항에서 약 6개월간 근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공사기간을 무리해서 단축하려 하고 공사비를 절감하기 위해 임금체불을 밥 먹듯 했다"며 "삼성물산의 누적된 임금체불로 인해 많은 노동자들이 근무지를 자체적으로 이탈했고 이로 인해 추석 즈음에는 12명의 한국인 기능공 중 4명만 남아서 노동해야 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그럼에도 공사기간을 단축하기 위해서 삼성물산은 철근 시공시 충격 완화를 위해 철근 간격을 일정하게 설치해야 하는 규정을 어기고 이를 제멋대로 설치했다"며 "하도급업체인 도양기업, 태아건설 뿐만 아니라 삼성물산 관계자들과 반장에게 여러 번 이 문제를 지적했지만, 항상 묵살 당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설치해놓은 철근 사이로 직원들이 지나가서 세로로 세워진 철근 사이가 벌어지면 그것을 다시 모아서 연결해야 하는데, 외국인 노동자 및 비기능공들은 철근 사이가 벌어진 채로 가로 철근을 연결시켰다"며 "이는 풍랑이나 태풍 등 충격이 있을 경우, 콘크리트에 가장 먼저 균열이 생기는 부분이 됐다"고 증언했다.

이들은 "첫 번째로 만들어진 제1호기 케이슨에 지연제를 제일 많이 넣었었는데, 그것도 정량 100%를 다 넣지 않았다"며 "콘크리트 타설을 빨리 하려는 욕심에서 지연제를 넣지 않은 것"이라고 말했다. 그 결과, 아래에 부은 콘크리트가 빨리 굳어져서, 뒤에 붓는 콘크리트의 육중한 무게가 내려누르면, 아래에 부어놓은 콘크리트에 균열이 생긴다는 것.

장하나 의원은 "이 모든 부실시공은 케이슨 1개 제작에 걸리는 시간 15일이나 1주일 만에 제작하는 조기시공 때문"이라며 "태풍 볼라벤에 의해 케이슨 7개가 파손된 것은 우연이 아니라, 그간의 부실노동을 묵인∙방조한 데 따른 필연적 결과였음이 드러났다"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감리단은 30일 오후 성명을 내고 제주해군기지 반대 측의 '케이슨 부실시공' 주장과 이와 관련한 전 현장 근로자의 증언은 명백한 허위사실이자 왜곡된 주장이라고 반박했다.

감리단은 "철근 조립시 근로자의 통행으로 수직 철근이 일시적으로 약 30∼40㎝ 벌어질 수 있으나 콘크리트 타설 전 수직 철근의 간격을 시공 시 계획에 맞도록 조절하였고 H형 철제빔(Yoke) 부근의 철근은 도면 및 시공계획서에 따라 시공하는 등 공기 단축을 위해 철근 간격을 제멋대로 배치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콘크리트 타설 문제에 대해선 "외국인 근로자들의 숙련도를 높이려고 공사 초기에 일부러 콘크리트 타설 속도를 늦추는 지연제를 일시적으로 사용하였으며 일정 수준의 숙련도에 이르면 지연제를 사용하지 않는 것이 타당하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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