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적·직종 안가리는 ‘노동자 주치의’

등록 : 2012.07.13 08:27 수정 : 2012.07.13 08:27

광주근로자건강센터 진료팀이 지난달 30일 광주시 광산구 광주지하철 평동역사 안에서 외국인 근로자들을 대상으로 건강상담을 하고 있다. 광주근로자건강센터 제공

[사람과 풍경]
영세사업장 건강지킴이 ‘광주근로자건강센터’
작년 4월 문 열어 무료진료
업무상 질병서 심리상담까지
일용직·외국인 노동자도 진료

12일 아침 8시5분 광주시 광산구 하남산업단지 안 중소업체 ㅍ사 1공장에서 근로자 60여명이 ‘국민체조’가 끝난 뒤 스트레칭을 시작했다. 윤여은(21)씨 등 조선이공대 레저스포츠학과 학생 3명은 경쾌한 가요에 맞춰 3분짜리 스트레칭 동작을 알려줬다. 광주근로자건강센터는 18일까지 수·목요일마다 이 사업장을 방문해 10회에 걸쳐 근골격계 질환을 예방할 수 있는 안무를 가르치고 있다. 광주근로자건강센터 운동처방사 홍완기(33)씨는 “다음달 말까지 하남산단 중소업체 10곳의 근로자 300여명에게 10회씩 스트레칭법을 가르친다”고 말했다.

광주근로자건강센터가 산업안전 보건의료의 사각지대인 중소업체 노동자들의 주치의 노릇을 하고 있다.

고용노동부와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은 광주근로자건강센터 운영기관으로 조선대병원 작업환경의학과를 선정해 위탁 운영하고 있다. 지난해 4월 광주 하남산단에 있는 광주중소기업종합지원센터 2층에 둥지를 튼 이 센터는 근로자들은 누구나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센터장 이철갑(51) 조선대 교수(의대 작업환경의학과)는 “지난해 전체 업무상 질병재해자 10명 중 6명이 소규모 사업장 근로자로 나타났다”며 “법적으로 보건관리자 선임의무가 없어 건강관리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는 50인 미만 영세사업장 근로자들을 위한 센터”라고 말했다.

광주근로자건강센터는 매일 오전 10시부터 저녁 9시까지 작업환경의학과 의사 5명이 돌아가며 진료한다. 만성적인 근골격계 진료와 금연·금주, 체중 감량 등도 도와주고, 집단심리 상담도 받을 수 있다. 기은정 팀장(산업간호사)은 “점심·저녁 식사시간과 야간에도 진료실 문을 열고 있다”며 “올해 3250명, 1만3000건을 진료하는 것을 업무 목표로 세워 현재 53%를 달성했다”고 말했다.

이달 중순부턴 철근·미장·목수 등 일용직과 굴착기·불도저 등 건설기계 근로자들을 대상으로 ‘건설일용직 노동 인권보건조사’를 실시한다. 매달 셋째 주 수요일 낮 12시30분에는 한국산업인력공단이 외국 국적 동포를 대상으로 실시하는 취업교육 때 건강상담을 하고 있다. 지난달 28일엔 부센터장인 송한수 조선대 교수(작업환경의학과) 등 의료팀이 대형 화물차 기사 50여명을 찾아가 건강상담을 펼쳤다. 또 광주시교육청과 함께 10개 실업계 고교 학생들을 대상으로 이달 중순까지 1000여명에게 공장 실습 중 지켜야 할 안전수칙을 알려주고 있다. (062)962-7151.

정대하 기자 daeh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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