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수 2,070
끊이지 않는 이주노조 위원장의 ‘저주’
미셸 카투이라 씨가 출국명령 취소소송 재판을 준비하기 위해 입국했다가 공항에서 쫓겨났다. 법무부는 비자와 관계없이 확정판결이 있기 전까지 입국을 금지한다고 밝혔다. 이주노조 위원장들은 다 강제 출국됐다.
 
지난 4월30일 오후 11시쯤 미셸 카투이라 씨(39)는 필리핀발 세부퍼시픽 항공기를 타고 인천공항에 도착했다. 그러나 그는 출국장을 빠져나올 수 없었다. 입국 거부자 명단(블랙리스트)에 포함됐다는 이유로 입국이 거부된 것이다. 인천공항 출입국관리사무소 직원 20여 명이 그를 둘러쌌다. 미셸 씨는 인천공항에 도착한 지 8시간 만인 5월1일 오전 7시, 필리핀으로 강제 출국됐다.

그는 5월7일 만료되는 ‘인도적 사유에 의한 체류비자(G-1)’를 갱신하고, 국내에서 진행 중인 출국명령 등 행정처분 취소소송 항소심 재판에 대해 변호인과 상의하기 위해 입국하던 중이었다. G-1 비자는 치료를 받거나 소송이 진행 중인 이들에게 발급되는 비자다. 그러나 법무부 관계자는 “비자와 관계없이 입국심사 때 국익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판단해 입국을 거부했다. 법원의 확정판결이 있기 전까지 입국을 금지할 수밖에 없다”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정영섭 이주노동자운동후원회 사무국장은 “재판에 참여하고 의논하기 위해 한국에 왔는데, 재판조차 받지 못하도록 하는 것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안희태
2010년 촛불문화제에 참석한 미셸 카투이라 씨.


서울·경기·인천 이주노동자노동조합(이주노조) 위원장을 맡은 바 있는 미셸 씨는 지난해 3월 고용허가제 비자(E-9) 연장을 신청했다. 그러나 서울출입국관리소는 ‘미셸이 일하는 공장은 존재하지 않으며, 외국인 근로자로 일하지 않는다’며 비자 불허를 통보하고 출국명령을 내렸다. 그는 이에 불복하고 서울행정법원에 행정처분 취소소송을 냈다. 이때 ‘인도적 사유에 의한 체류비자’를 신청한 것이다. 지난해 9월, 법원은 출입국사무소의 출국명령 처분이 위법이라고 판단했다. 법원이 ‘사업장은 실제로 존재했다. 출입국관리법을 위반했다고 인정할 증거가 없다’고 밝힌 것이다. 법원은 ‘노조 활동을 이유로 출국 명령을 한 것이 아닌가라는 의심이 든다’라고도 적시했다. 출입국관리사무소는 바로 항소했다.

미셸 씨는 지난해 12월이 되어서야 G-1 비자를 발급받을 수 있었다. 지난 1월31일, 그는 알츠하이머병을 앓고 있는 할머니를 돌보기 위해 고향으로 돌아갔다. 그러다가 이번에 재입국하려 했던 것이다.


이주노조 판결, 5년째 대법원 계류

이주노조는 2005년 4월 결성되었다. 지금까지 이주노조의 활동은 순탄치 않았다. 1·2대 위원장이었던 아노아르 후세인 씨는 이주노조를 설립한 지 20일 만에 미등록 외국인으로 체포돼 청주출입국관리사무소에 수용되었다. 그는 2007년 7월, 건강 악화를 이유로 방글라데시로 자진 귀국했다. 이후 두 명의 이주노조 위원장이 출입국사무소의 표적 단속에 의해 강제로 퇴거당했다. 카지만 카풍 3대 위원장(네팔)을 비롯한 지도부 세 명은 불법체류 혐의로 체포돼 추방되었다. 법무부는 토르너 림부 4대 위원장(네팔)과 압두스 소부르 부위원장(방글라데시)도 서둘러 강제 퇴거시켰다. 5·6대 위원장을 맡은 미셸 씨의 입국까지 거부되면서 이주노조에 대한 국가적 탄압이 아니냐는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현재 이주노조 합법화를 둘러싼 소송은 만 5년째 대법원에 계류 중이다. 1심에서 이주노조 측이 패소했지만 2007년 2월에 있은 항소심에서는 ‘불법체류 외국인이더라도 근로자면 노조를 설립할 수 있다’는 판결이 내려졌다. 서울지방노동청이 이에 불복해 상고하면서 이주노조는 대법원의 판단을 기다리고 있다. 정영섭 사무국장은 “대법원이 오랫동안 판결을 늦추고 있다. 정치적 고려가 있는 게 아닌지 의심된다”라고 말했다.
profile
번호
제목
글쓴이
420 한국 정부 추방한 우즈벡남성, 한달 넘게 행방불명
이주후원회
6026   2012-05-08 2012-05-08 14:18
한국 정부 추방한 우즈벡남성, 한달 넘게 행방불명 난민 지위를 인정받지 못하고 자국으로 강제 송환된 우즈베키스탄 남성이 한 달이 넘도록 행방불명이다. 우즈베키스탄은 고문을 자행하는 나라로 알려져 있다. 기사입력시간 [242호...  
419 외국인노동자 생산유발 효과 年10조원 시대
이주후원회
13807   2012-04-30 2012-04-30 00:33
외국인노동자 생산유발 효과 年10조원 시대 2005년 고용허가게 실시 이후 17배 늘어 --> /me2day--> --> var bottomTop=0; //$(window).load(function(){ $(window).ready(function(){ //$(function(){ var slideNameC =...  
418 외국인노동자, 고용허가제 기간동안 생산유발효과 34조원
이주후원회
6214   2012-04-30 2012-04-30 00:15
국민경제의 총생산 중 0.23% 달해 // 크리테오 3/9 if( criteo_bannerSRT("mdtoday_ctorta","criteo_ctime_a250250","criteo_count_a250250",".mdtoday.co.kr","mdtoday_250250","9") == true ) { //쿠키 조건 맞을때 광고 10회 노출. 쿠키 조...  
417 이슬람계 외국 노동자, 순대공장 일 시키다 결국
이주후원회
17577   2012-04-09 2012-04-09 17:27
이슬람계 외국 노동자, 순대공장 일 시키다 `결국` 기사입력 2012.04.04 08:59:51 기사 나도 한마디 앞으로 이슬람계 외국인 노동자는 돼지와 관련된 업무를 강제로 안해도 된다. 국가인권위원회는 이슬람교도를 돼지고기 제품...  
416 파키스탄에서 온 아이에게 돼지고기 먹이는 한국학교
이주후원회
13935   2012-04-09 2012-04-09 17:25
function pressiansPop(){ window.open('/member/pressians/pressians_popup.html','pressians10','left=0,top=0,width=585,height=800,resizable=no,scrollbars=yes'); return false; } --> 파키스탄에서 온 아이에게 돼지고기...  
415 수원토막사건에 이주노동자 반감 확산...이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이주후원회
6244   2012-04-09 2012-04-09 17:21
수원토막사건에 이주노동자 반감 확산...이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서울=뉴스1) 김현아 기자 | 입력 2012.04.07 13:34:23 | 최종수정 2012.04.07 13:34:23 기사스크랩:트위터페이스북미투데이 (서울=뉴스1) 김현아 기자 수원 토막살인 사...  
414 이주노동자 향한 美의 두 모습 ‘묵직한 비판’
이주후원회
12483   2012-04-09 2012-04-09 17:19
이주노동자 향한 美의 두 모습 ‘묵직한 비판’ 영화 ‘이민자’ 리뷰 ','미국인들은 외국계 인물이 자국 내에서 총격 사건을 벌였다고 해서 해당 국가의 국민들을 낮춰 보지 않는다...','장재선기자 jeijei@munhwa.com')"> 미국인들은 외...  
413 이주노동자에게 노동기본권을!!
이주후원회
5856   2012-04-02 2012-04-02 16:43
이주노동자에게 노동기본권을!! [0호] 2012년 03월 29일 (목) 편집국 kctuedit@nodong.org 이주노동자 활동가 양성 교육을 마치고 - 산별연맹의 이주노동자 조직화 중요성 다시금 확인 우다야 라이 (민주노총 이주사업담당) ...  
412 미국내 미등록 체류자 지난해 1150만명…한국인 2% 차지
이주후원회
4852   2012-04-02 2012-04-02 16:40
(서울=뉴스1) 전준우 기자= 美 국토안보부는 2011년 1월 기준 미국에서 거주하는 불법 체류자 수가 1150만명으로 집계됐다고23일(현지시간)발표했다. 불법 체류자는 멕시코인이 59%로 가장 많았고, 엘살바도르 6%, 과테말라 5%...  
411 탁상행정에 외국인 근로자 `그림의 떡`
이주후원회
4875   2012-04-02 2012-04-02 16:30
탁상행정에 외국인 근로자 `그림의 떡` 하반기 쿼터 조기배정 불구 1만2000명 남아 신규 쿼터한도 축소로 신청 못해 입력시간 :2012.04.02 15:11 차후 제거시 time_ad ==> time 으로 변경해주면 됨. --> 차후 제거시 time_ad ==> ...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