탁상행정에 외국인 근로자 `그림의 떡`

하반기 쿼터 조기배정 불구 1만2000명 남아
신규 쿼터한도 축소로 신청 못해

입력시간 :2012.04.02 15:11
 외국인 근로자 쿼터는 남아도는데 정작 고용은 할 수 없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
 
정부는 올해 재입국자 재고용제도가 신설된다는 이유로 외국인 근로자 신규 고용한도를 업체별로 1~3명 줄였다.

외국인 근로자 쿼터에 포함되지 않는 재입국자를 9900명으로 예상하고 고용한도를 줄였는데 막상 3월말 현재 재입국자 고용인원은 124명에 불과하다.
 
이에 따라 주로 외국인력에 의존해 온 중소 제조업체들은 극심한 인력난에 허덕이고 있다. 정부의 탁상행정이 빚은 웃지못할 촌극인 셈이다.
    
2일 중소기업중앙회에 따르면 지난달말 현재 1만2000여명의 외국인 근로자 쿼터가 남아있다.

정부는 올 상반기 쿼터 2만5100명이 급속히 소진될 기미를 보이자 지난 2월 중순, 하반기 쿼터 가운데 1만4100명을 상반기로 앞당겨 배정했다. 하지만 신규 고용한도에 발목이 잡혔다.
  
중소기업중앙회가 최근 실시한 ‘2012년 상반기 외국인 근로자 신청 조사’ 결과, 중소 제조업체들의 85%가 외국인 근로자를 원하는 만큼 배정받지 못했다고 응답했다. 업체들은 평균 2.8명이 부족해 인력난이 지속되고 있고 특히 종업원 10인 이하 영세기업의 90.4%는 올들어 인력난이 더욱 심화됐다고 응답했다.
 
업체들은 올해 신규 고용한도가 1명에서 3명까지 줄어든 것이 주된 요인이라고 답했다.
 
내국인 고용인원 60인 사업장의 외국인 근로자 총 한도는 15명이지만 신규 고용한도는 지난해 6명에서 올해 4명으로 줄었다. 기존 외국인 근로자가 귀국하거나 이직할 경우 같은 수의 외국인 근로자를 받는 게 불가능해진 것이다. 이런 이유로 외국인 근로자가 남아 있어도 배정을 받지 못해 쿼터가 남아돌고 있다.
 
류재범 중기중앙회 외국인력팀장은 “올해 신규 외국인 근로자 고용한도가 축소되지 않았다면 쿼터의 90% 이상은 벌써 소진됐을 것”이라며 “중소기업의 인력난 해소를 위해서는 신규 고용한도를 전년 수준 이상으로 회복시켜야 한다”고 지적했다.
     
■ 외국인 근로자 쿼터  
총리실 산하 외국인력정책위원회는 업계 수요조사와 고용노동부 실무위원회 검토 결과를 토대로 매년 외국인 근로자 쿼터를 정한다. 올해 외국인 근로자 쿼터는 제조업 4만9000명, 농축산업 4500명, 어업 1750명, 건설업 1600명, 서비스업 150명이다. 방문취업 동포비자(H-2)를 받은 조선족 동포 역시 외국인력정책위원회가 관리하고 있다. 올해 동포비자 쿼터는 30만3000명으로 이들은 외국인 근로자와 달리 특정분야 취업제한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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