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노동자 인권 외면한 소치, 평창올림픽선 반복되지 말아야”
김지환 기자 baldkim@kyunghyang.com
ㆍ북유럽 건설목공노련 위원장

평창 동계올림픽 건설현장의 산업안전 문제를 점검하기 위해 방한한 요한 린드홀름 북유럽 건설목공노련 위원장(50·사진)은 13일 경향신문과의 인터뷰 내내 올림픽 정신보다 노동인권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2018년 열리는 평창 올림픽은 2014년 러시아 소치 올림픽처럼 건설노동자의 목숨을 앗아가지 않는 방식으로 준비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소치 올림픽 공사현장에선 70여명의 건설노동자가 목숨을 잃었다”며 “평창은 국제 노동기준을 적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국제건설목공노련(BWI)은 130개국 326개 노조에 소속된 건설·건설자재·목공·임업 부문의 1200만 노동자를 대표하는 국제산별노련이다.

국제건설목공노련은 2010년 남아공 월드컵, 2014년 브라질 월드컵, 소치 동계올림픽 등 대형 스포츠 이벤트가 열릴 때마다 건설노동자의 노동인권 문제를 개선하기 위한 활동을 벌이고 있다.

린드홀름 위원장은 “전 세계적으로 건설현장에서 이주노동자들이 많이 늘어나고 있다”며 “소치에서도 우즈베키스탄, 세르비아 출신의 이주노동자들이 목숨을 많이 잃었는데 평창에선 동일한 사태가 반복되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국제건설목공노련은 국제올림픽위원회(IOC), 국제축구연맹(FIFA)에도 개최국 신청을 받을 때 국제 노동기준 준수를 조건으로 내세워야 한다고 요구했다. 린드홀름 위원장은 “IOC와 FIFA는 건설노동자의 인권, 노동조건을 향상시킬 ‘정치적 책임’이 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등 대기업에 대한 당부도 있었다. 그는 “올림픽, 월드컵이 건설노동자에 대한 착취를 기반으로 개최된다는 이미지가 굳어지면 광고에도 안 좋은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한국 대기업들은 IOC, FIFA를 압박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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