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플러스] 외국인 노동자 '귀하신 몸'

play

◀ANC▶

이주 노동자가 최대 6년까지만 국내에서 일하고 떠나게 하는 고용허가제.

시행 7년을 맞았는데, 기간 만료된 외국인노동자들이 한꺼번에 몰리면서 중소기업은 극심한 인력난을 겪고 ,한편으론 불법체류자가 급증하고 있습니다.

기로에 선 고용허가제 문제를 오늘 짚어볼텐데요.

먼저 나세웅 기자가 보도합니다.

◀VCR▶

늦은 밤,경기도의 한 고용지원센터.

텐트들이 길게 늘어섰습니다.

침낭 하나, 모포 한 장 덮고 노숙을 자처한 이들은 다름 아닌 중소기업 사장님들.

◀SYN▶
"무슨 잠은 잠이에요. 이런 난리가 없어요."

외국인 노동자를 배정받기 위해 벌어진 진풍경입니다.
◀INT▶ 김상이
"금요일 12시부터 왔으니까 오늘 4일째죠."

◀INT▶ 한상부
"오죽 아쉬우면 이 짓을 하겠습니까."

노동자 배정은 선착순.

◀SYN▶
("뭐가 줄이에요. 이게 줄이에요?")
"줄 저 뒤에 서있는 사람들도 서 있는데 무슨 소리하는 거예요, 지금."

다음날 아침, 외국인 노동자를 배정받은 업체는 고작 30개.

나머지 170개 업체는 빈손으로 돌아갔습니다.

◀INT▶ 손재우
"내가 108번인데 번호표를 안준대. 100번까지 밖에.100번 넘으면 그냥 가라 이거야."

외국인 노동자를 배정받지 못한 경기도의 한 피혁 공장.

필리핀인 직원 3명은 곧 이 공장을 떠나야 합니다.

지난 2004년부터 도입된 고용허가제에 따라 근로기간을 최대 6년까지로 제한했기 때문입니다.

일을 익힐만하면 떠나야하는 상황, 중소기업 업주들은 난감합니다.

◀INT▶ 김학기/이사
"숙련공이 떠나기 때문에 대단한 손실이고 더불어서 신입사원을 받기도 어렵거니와 또 받아서 우리가 트레이닝 시키는 데는 상당한 시일이 필요해서..."

사정이 이렇다보니 일부 업체는 불법체류자를 고용합니다.

이 업체는 사흘 전 단속에 걸렸는데도, 불법 체류 노동자를 또 불러서 문을 걸어잠근 채 영업하고 있었습니다.

◀INT▶ 김 모 씨/사업주
"한국사람 구하기는 힘들고, 합법 체류자들도 많은 것은 아니고 라인을 세울 수는 없으니까."

불법 체류가 느니까 새 인력이 들어오지 못하는 악순환이 시작되고 있습니다.

◀SYN▶ 고용센터 관계자
"나가야 할 외국인들이 안 나가요. 불법으로 있으니까 외국인들이 이만큼 나갔으면 또 이렇게 들어오고 이게 맞아야지..."

지난 3년간 불법 체류 외국인 노동자는 60% 가까이 늘었습니다.

당장 올해와 내년에 출국해야 할 외국인 노동자도 10만여 명이나 몰려있는데, 네 명 중 한 명은 불법 체류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이들이 나가야 새 인력도 들어오는데, 떠나고 싶어도 못간다는 이들의 속사정을 곽승규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VCR▶

손이 퉁퉁 부어 오른 우즈베키스탄인 마무르 씨.

독한 염색약을 만져온 후유증입니다.

◀SYN▶
"지금도 조금씩 아파요."

6년의 고용기간이 끝나 바로 고향으로 돌아가려 했지만, 퇴직금을 받지 못하자 불법 체류를 선택했습니다.

◀INT▶ 마무르/이주노동자
"(돈 벌어) 비행기타고 고향 가야지해서 '알았어요, 알겠습니다'하고 일만했는데 (퇴직금) 안줬어요."

다행히 취재 이후 마무르 씨는 퇴직금을 받고 자진 출국했습니다.

불법 체류자인 스리랑카인 마나카 씨.

돈이 없어 고향에 갈 수 없는 신세입니다.

공장 일을 하다 허리를 다쳤지만 산재 처리를 제대로 못 받았습니다.

업주는 약속했던 보상금을 주기는커녕 오히려 마나카 씨를 쫓아냈습니다.

◀INT▶ 마나카/이주노동자
"처음 세 달은 치료비 일부 지원해주더니 이후에는 찾아가면 경찰에 (불법체류) 신고하겠다고 협박했어요."

이처럼 근로 기간이 끝난 이주노동자들의 불법체류를 최소화하려면 임금이나 퇴직금 등에서 불이익이 없도록 해 자진출국을 도와야 합니다.

◀INT▶ 김해성 목사/지구촌사랑나눔
"임금체불이나 사기를 당한 경우는 특별히 구제해서 코리안드림, 꿈을 이룰 수 있도록 구제책이 마련돼야.."

또 장기 불법 체류에 대한 단속은 필요하지만, 자진 출국하는 숙련 근로자에 대해서는 재입국 기회를 확대하자는 대안도 제시되고 있습니다.

◀INT▶ 최홍/삼성경제연구원
"준법 출국한 자에게는 재입국 심사 가점을 주거나 새로운 체류자격 만들어주는 등 인센티브를 주는 것을 고려해야..."

고용허가제 도입 취지를 살리기 위해서는 인력난에 시달리는 중소기업과 외국인 근로자 모두에게 도움이 되는 새로운 대안이 시급하다는 지적입니다.

MBC뉴스 곽승규입니다.

profi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