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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문화 정책이 중요한데 우리나라는 지금 결혼 위주인 여성 중심의 다문화가정 정책이에요. 조금씩 변하고 있는데 그보다 시급한 것은 청소년 문제죠. 아동수가 1년에 15~20만 명씩 줄지만 다문화학생은 계속 증가하고 있어요. 안산 쪽에는 80% 이상이 다문화학생인 경우가 있고, 영등포에는 50% 전후 되는 학교도 있고요."

2015년 초·중·고 다문화학생(통계청, 2016.5.2.)은 83,000명으로 전체 학생 중 차지하는 비중은 1.4%이다. 2015년 다문화 인구동태 통계(통계청, 2016.11.16.)에 따르면 다문화 혼인 22,462건, 다문화 출생 19,729명이다. 혼인은 전체 비중에 7.4%를 차지하며, 출생은 4.5%에 해당한다. 

다문화청소년이 앞으로 계속 증가할 수 있음을 보여주고 자녀들이 다문화청소년과 한 교실에서 수업하는 모습을 더 쉽게 접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다문화시대, 다문화청소년과의 화합을 위한 편견 차별 등의 문제 해결을 위해 설립된 강남구 논현로에 위치한 (사)한국다문화청소년협회를 지난 8월 3일 찾아 박옥식 이사장과 이야기를 나누었다.

 (사)한국다문화청소년협회 이사장 박옥식
▲  (사)한국다문화청소년협회 이사장 박옥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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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언제부터 다문화에 관심을 두게 되었나요?
"다문화에 대해서는 2012~13년 때부터 관심을 갖게 되었어요. 사회복지학 박사인데, 다문화에 대해 강의를 하면서 좀 더 깊이 있게 봐야겠다 했죠. 다문화 인구가 급속도로 증가하는 시점에 있어서 우리나라도 단일민족만을 주장할 수가 없어요. 이제는 더불어 살지 않으면 안 돼요. 외국인 노동자가 많이 들어왔고, 북한 이탈주민도 3만 명이 넘어섰죠. 국제결혼도 많이 늘어나면서 이제는 우리는 한국 사람만으로는 존립하기 어려워요. 그래서 많은 다문화가족으로서 작은 수의 다문화가족과 어떻게 함께 더불어 살아갈까 고민하게 되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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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문화를 쉽게 설명한다면?
"다문화는 우리나라에서 굉장히 좁은 의미예요. 국제결혼, 이주 노동자, 북한 이탈주민들을 좁은 의미의 다문화라고 하는데, 미국이나 유럽에서는 다문화를 다양한 문화, 복수의 문화라고 하죠. 우리나라는 축소된 개념으로 국제결혼의 자녀만 이야기하는데 일반적으로 청소년 문화, 노인 문화와 남성 문화, 여성 문화와 장애인, 비장애인도 다문화거든요. 베트남, 캄보디아, 라오스 개발도상국만이 아닌 미국이든 선진국도 다문화죠. 협회 이사 중에서는 프랑스, 러시아, 일본, 네덜란드 이사도 있어요. 다문화는 한마디로 다양한 문화인 거죠."

- 한국다문화청소년협회는 어떤 곳인가요?
"사단법인으로 여성가족부에 등록된 최초의 다문화청소년 단체입니다. 공식 출범은 2015년도이고 작년 2월에 승인이 났어요. 다문화청소년에게 희망을 줄 수 있는 복지, 상담사업과 청소년뿐만 아니라 가족들, 그리고 우리나라 모든 청소년이 모두 더불어 어우러질 수 있는 사업을 추진해요. 장학사업은 한 달에 10만원씩 1년 동안 줍니다. 한 달에 한 번 내지는 두 달에 한 번씩 같이 다문화청소년들과 한국 청소년들이 문화탐방, 멘토링을 하고 있어요. '나는 나이키 신발을 신고 싶어요' 하면 사이즈 맞는 신발과 운동복을 줘요. 너무 좋아해요. 문화예술 사업도 있어요. 다문화청소년 합창단도 있고, 다문화사랑나눔 콘서트도 1년에 4번 정도 해요. 지금까지 10번 했고요. 무료법률지원 사업도 하고 있어요." 

- 다문화청소년이 겪는 가장 큰 어려움은 무엇인가요?
"중도 입국한 청소년들은 한국말을 잘 몰라요. 한국에서 태어난 아이들은 피부색에 대한 편견과 차별을 받아요. 엄마가 결혼이주 여성인 경우에는 말을 늦게 배우게 되니까 학습 능력, 언어 발달이 떨어져요. 학교, 사회적응의 어려움이 문제죠. 제가 청소년폭력연구소 소장도 겸하고 있는데 가해자, 피해자 중에 다문화청소년들이 많아지고 있어요. 학교 폭력을 당하고 적응을 못하는 경우가 많죠. 북한 이탈 청소년 경우는 학교를 중도 탈락하는 경우가 50%가 넘어요. 학교, 사회 적응이 안 되는 게 제일 문제죠."

 다문화청소년 장학금 전달식 및 제6회 다문화사랑나눔 콘서트
▲  다문화청소년 장학금 전달식 및 제6회 다문화사랑나눔 콘서트
ⓒ (사)한국다문화청소년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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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문화청소년 합창단(비바 엠 컬쳐)
▲  다문화청소년 합창단(비바 엠 컬쳐)
ⓒ (사)한국다문화청소년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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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문화청소년 뿐만 아니라 한국 청소년들의 인식 개선 교육도 필요할 것 같은데요.
"다문화청소년은 편견 차별 때문에 미래에 대한 희망을 잘 못 찾는 경우가 많아요. 그래서 꿈박꼭질 프로그램도 올해 초에 운영했죠. 꿈을 찾아서 진로를 찾을 수 있게 돕는 것이 시급해요. 한국 청소년, 시민들에게도 다문화에 대한 인식 개선이 필요해요. 다문화는 무조건 못사는 나라에서 온 사람들, 도와줘야 할 사람들이 아니거든요. 다문화가족들, 이주노동자들이 없으면 우리나라 산업이 돌아가기 어려워요. 굉장히 고마운 존재거든요. 가난한 나라에서 돈 벌러 왔다, 팔려 왔다 이런 식의 인식을 갖는 게 문제죠. 다문화에 대한 열린 마음, 인식 개선이 필요해요. 다문화가족들도 도움을 받아야만 하는 상황이 아니라 자기 스스로도 미래를 헤쳐나갈 수 있는 의지, 자신감, 용기를 가져야 하고요. 이 두 가지가 병행이 되어야 하는 거죠." 

- 기억에 남는 다문화청소년이 있을까요?
"한국에서 꿈을 찾은 학생이 있어요. 장학금 1년을 지원해 주었는데 올해 초에 졸업했어요. 대기업에서 운영하는 곳에 바리스타로 취업했어요. 바리스타를 할 수 있을지 의아심도 가졌는데 바리스타가 돼서 월급을 받았는데 이렇게 많이 받을지 몰랐다면서 너무 좋아하는 것을 봤어요. 꿈을 찾고 이룰 수 있다는 것으로 인해 그 아이의 인생이 바뀐 거죠. 굉장히 표정이 밝아졌어요."

- 주로 어떤 지역을 돕고 있나요?
"서울, 경기, 부산 지역이 있고요. 점점 넓혀갈 계획입니다. 다문화 인구가 가장 많은 곳이 경기도, 다음이 서울이죠. 경남도 꽤 많더라고요. 국내 다문화청소년 가족을 위한 노력과 더불어 소박한 꿈이지만 내년이나 내후년 즈음에는 베트남협회도 있으니 국제적 네트워킹을 하려고 해요. 아시아협회, 세계협회를 만들어서 함께 더불어 살아가야 할 존재라는 다문화 인식을 국제적 운동으로 펼쳐나갈 예정이에요. 

- 베트남협회가 설립되었는데요.
"월남전 이후에 라이따이한도 있었고 우리나라 기업이 굉장히 많이 나가 있죠. 호치민에만 우리나라 교민이 13만 명이 나가 있어요 베트남에서 온 결혼 이주 여성도 많고요. 다문화청소년도 베트남 청소년이 가장 많아서 베트남과 연계한 활동이 필요해요. 필리핀에도 코피노가 많이 있어서 필리핀협회도 설립하려고 준비하고 있습니다."

- 강의 때 특별히 강조하는 것이 있나요?
"나 자신도 다른 나라에 가면 다문화라고 편견, 차별을 당할 수 있어요. 나부터 그들을 보듬고 살아가야 내가 어디를 가도 인정을 받고 포용을 받을 수 있어요. 모두 함께 더불어 살아가는 동반자로 생각하면 돼요. 동네 사람들, 이웃이라고 생각하면 좋겠어요."

- 다문화가족에게 힘이 될 말을 전한다면?
"다문화가족도 한국의 시민이죠. 한국 사회에서 중요한 구성원이기 때문에 위축되지 말고 함께 꿈을 펼쳐 한국에서 행복한 삶을 함께 만들어가세요. 다문화가정과 한국 사람들 모두가 함께 힘을 합쳐 살아갈 때 행복하고 밝은 사회가 되죠. 용기를 가지고 함께 살아가면 좋겠어요. 어려움을 당할 땐 협회에 전화하거나 방문하면 우리가 힘이 닿는 대로 도움을 줄 수 있죠. 다문화에 대한 국민 인식도 변하고 있기 때문에 용기를 가지고 적극성을 갖고 노력을 해주었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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