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따른 후진국형 인재사고, 하청 노동자 잡는 위험의 외주화가 원인"-민주노총 박종국 노동안전보건국장, 상지대 홍성태 교수

[YTN FM 94.5 '뉴스! 정면승부']

"잇따른 후진국형 인재사고, 하청 노동자 잡는 위험의 외주화가 원인"-민주노총 건설노조 박종국 노동안전보건국장, 상지대 사회학과 홍성태 교수

정면 인터뷰 2-민주노총 건설노조 박종국 노동안전보건국장, 상지대 사회학과 홍성태 교수

앵커:
뉴스 정면승부 2라운드입니다. 이번 라운드에서는 한국이 정말 선진국 대열에 진입한 것인지, 이 문제 짚어보도록 하겠습니다. 노량진 수몰사고가 발생한지 보름만에 그저께였죠, 방화 대교 건설현장에서도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또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 누출사고와 같은 건설 현장과 사업장에서 산업재해와 안전사고가 계속해서 발생하고 있는데요. 특히 사고가 난 지역을 보면 이 현장에서 일하는 근로자들 대부분이 일용직이거나 또 외국인 근로자여서 이들에 대한 보상 문제와 인권침해도 심각하다고 합니다. 먼저 민주노총 건설노조 박종국 노동안전보건국장 연결해서 이야기 들어보도록 하겠습니다. 박 국장님, 안녕하세요?

민주노총 건설노조 박종국 노동안전보건국장 (이하 박종국):
네, 안녕하십니까?

앵커:
요즘들어 정말 더워서 그런가요, 산업재해 사고가 정말 많은 것 같은데 실태가 파악된 것들이 있습니까? 언론에 보고되지 않은 것들도 많겠죠?

박종국:
그렇죠. 언론이라는 게 며칠지나면 또 언제 그랬냐는 듯이 시작되는 게 많기 때문에 최근 몇 년간 사고를 보면 일반 제조업공장, 그 다음에 화학공장이나 대기업 반도체 공장, 큰 석유화학단지, 일반 제철소나 관급공사 배수로나 대형다리 공사, 때를 가리지 않고 이런 참사들이 연이어 발생하고 있고 이 희생자들은 전부 다 비정규직 하청노동자들이라는 것에 대해서 대한민국 전체가 안전불감증에 걸려있는 것이 아닌가, 해서 뭔가 이번 기회에 안전보호에 대한 종합적인 대책을 세우지 않으면 이제는 국제적인 망신까지 당하게 생겼습니다. 그래서 지켜보는 저희들도 좀 안타깝게 바라보고 있는 상황입니다.

앵커:
이런 안전사고, 산업재해라고도 볼 수 있을텐데 언론보도가 최근에 집중적으로 보도돼서 그렇습니까? 전체적으로 실태의 건수, 이런 것들은 어떻게 파악되고 있는지요? 늘어났는지 궁금합니다.

박종국:
이런 사고가 늘어난 게 사회구조적인 문제하고 결코 관련이 없다고 할 수 없습니다. 왜냐면 IMF 외환위기를 정점으로 해서 전 사회적으로 외주화나 무분별한 비정규직 확산, 위험이나 고위험의 공정이나 업종에 비정규직들이 배치되는 부분들, 이런 것들이 계속적으로 늘어나다보니까 재해가 줄어들지 않고 항상 건설현장에서도 약 700명 가까이 우리나라 전체 한 2500명의 노동자들이 매년 희생을 당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앵커:
비정규직 근로자문제를 짚으면서 설명을 해주셨는데 방화대교 현상, 노량진 수몰사고 현장, 기타 대기업에서 발생하는 현장에서도 보면 대부분들이 하청업체 근로자들인가요?

박종국:
네, 그렇습니다. 거의 80% 이상 다 하청업체 근로자들입니다. 최근에 노량진 사고도 있었지만 그 천재지변에 의한 각종사고들도 미리 예방만 하면 충분히 재해를 막을 수 있죠. 모든 사고는 우연이라기보다는 여러 가지 있을 수 없는 그런 산업안전의 여러 가지 설마, 빨리 빨리 하는 그런 기업문화가 바뀌지 않으면 사고가 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1년 전에 작년 9월에 경기도 파주 장남교에서 똑같이 이번 방화대교하고 똑같은 다리 붕괴사고로 14명의 사상자가 있었죠. 1년도 채 안 되어서 똑같이 콘크리트 파설 중에 동일한 재해가 발생된 겁니다. 이런 구조적인 문제에서 발생된다고 할 수 있겠죠.

앵커:
네. 그런 면에서 보면 아무리 윗선이죠, 예를 들어서 다리의 경우는 서울시에서 전체적인 총괄을 하는 건데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서 예를 들어서 책임감리제, 이런 걸 실시하고 있지 않습니까? 오래 전부터, 책임감리제,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고가 나고 있는데 먼저 책임감리제가 뭐죠?

박종국:
이 책임감리제는 삼풍, 94년도, 95년도에 삼풍 백화점이나 성수대교 공사로 사고가 났지 않습니까? 그때 감리제도를 도입했는데 문제는 뭐냐면 그 감리제도라는 게 품질 시공, 부실 공사문제나 이런 품질 시공에 대한 부분을 감리가 개입하지만 근로자들의 안전한 시공, 이것에 대해서 감리제도가 개입을 하지 않는다는 거죠. 그러니까 소위 말해서 사람보다 제품이 먼저라는 얘기에요. 그래서 종합적인 책임감리제도를 도입하겠다는데 늦었지만 이것을 환영하고 이 책임감리제가 서울시의 문제다, 그렇게 지적이 되는데 실상 4대강 공사에서도 25명의 건설 노동자들이 사망했었습니다. 그런 것들이 모든 게 책임감리제 때문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사고가 여러 가지 요인들이 있죠. 그렇지만 시공회사에서 안전까지 책임지게 맡겨서는 안 되겠다. 그런 분리발주를 해서라도 이런 것들에 뭔가 견제장치가 마련되어야 하겠다, 그런 차원에서 책임감리제를 도입해서 이런 것들을 보완하겠다는 것은 썩 합당한 해석으로 받아들여집니다.

앵커:
사람보다 제품이나 어떤 공사현장에 대해서 공사가 잘 됐는지 감리하는 그 자체가 문제가 있으니까 서울시에서 앞으로는 안전까지 포함하는 종합적인 책임감리를 하겠다고 일단 밝혔다.

박종국:
네.

앵커:
그런데 이번 방화대교 붕괴사고 현장에서 숨진 근로자들이 안타깝게도 중국인 교포에요.

박종국:
네, 그렇죠.

앵커:
이분들에 대한 보상은 어떻게 됩니까?

박종국:
건설 사고가 발생한 그 건설회사 자체가 2군 업체고 영세한 업체에요. 그래서 산재 처리는 할 수 있습니다. 현재 산재에 가입 안 됐다고 하더라도 선보상 후추징을 할 수 있으니까 산재처리하는데 만족할만한 수준의 보상은 이뤄지기 어려운 부분이 있을 겁니다. 최근 건설 참사들이 일어나는 공통점은 지금처럼 이주 노동자들이 많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이런 것들이 하청노동자들 소속이고 일감 자체가 인맥관계로 일감을 주고 받고 하다보니까 노조에 가입하면 고용기회나 이런 것을 박탈당하는 불이익을 감수해야 합니다. 그래서 산재 예방은 산업안전 보건위원회라고 산업안전법에 나와 있죠. 그래서 노사협의체가 근로자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해서 재해를 예방할 수 있는 그런 제도도 이미 있습니다. 그렇지만 비노조 사업장같은 경우는 이런 제도들이 다 그림의 떡이죠. 그래서 사업장에서 많이 발생하고 있기 때문에 근로 감독이나 행정지도가 필요한 상황입니다.

앵커:
예. 알겠습니다. 국장님, 말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박종국:
네. 감사합니다.

앵커:
민주노총 박종국 국장이었습니다.

< ♪ >

앵커:
네, 이렇게 잇따르고 있는 산업재해, 안전 사고에 따라붙는 꼬리표가 있죠. 바로 후진국형 인재라는 것입니다. 경제규모로만 보면 선진국에 따라붙었다는 얘기가 많은데 속사정은 그렇지 않은 것 같습니다. 바로 이런 이유로 우리 사회를 악성 위험 사회다, 이렇게 규정하고 학계에 논문도 내신 상지대 사회학과 홍성태 교수 전화 연결해서 왜 악성위험사회인지 기타 후진국형 인재의 원인은 무엇인지 또 대책은 무엇인지 들어보도록 하겠습니다. 홍 교수님, 안녕하세요?

상지대 사회학과 홍성태 교수 (이하 홍성태):
네, 안녕하세요?

앵커:
앞서 민주노총 관계자가 구조적인 문제다, 우리 사회 유독 큰 사고가 나는 것이, 이런 지적을 했는데 홍 교수님도 같은 의견이신가요? 아니면 또 다른 의견이 계신지요?

홍성태:
네, 저도 거기에 동의합니다. 무슨 일반 문화의 문제라거나 개인의 실수의 문제라기보다는 이런 위험과 사고가 반복적으로 발생할 수밖에 없게 만드는 구조가 작동하고 있다고 봐야겠죠.

앵커:
그러면 앞으로도 아무리 예를 들어서 서울시에서 종합책임감리제를 한다고 하더라도 비슷한,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사고들이 계속 날 수밖에 없다?

홍성태:
그렇죠. 사고가 없는 사회는 없는데,

앵커:
그렇겠죠.

홍성태:
우리의 경우는 일어나기 어려운 사고가 쉽게 일어난다는 게 문제가 되는 거고요. 이런 것을 막기 위해서 95년 6월에 삼풍백화점 붕괴사고가 일어나고 전반적인 제도개선을 해 왔습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계속 비슷한 사고가 발생하고 있는데 그렇다면 이것은 단순한 제도적 차원의 접근을 넘어서는 그런 인식이 필요하다고 할 수 있겠죠.

앵커:
그것이 바로 구조적인 문제라는 거죠?

홍성태:
그렇습니다.

앵커:
그러면 그 구조적인 문제, 조금 더 쉽게 구체적으로 짚어주시면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홍성태:
예컨대 이제 지금처럼 과다경쟁들이 업체들 간에 이뤄지고 그래서 이번 한강사고의 경우에도 불법하도급 문제같은 것이 지적되고 있는데 굉장히 다단계로 불법 하청이 이뤄지면서 여기서 이윤을 내기 위해서는 굉장히 착취적이고 위험감수적인 그런 업무를 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죠. 이런 일이 벌어지는 그런 사회 상태를 그대로 둔다면 이 제도를 개선한다고 하더라도 제도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계속 사고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죠.

앵커:
경쟁, 그러면 요즘은 좀 덜한 것 같습니다만 경쟁을 통해서 효율성을 높여야 한다고 해서 치열한 경쟁을 통한 경영의 어떤 효율화, 이런 것도 많이 강조되고 있고, 또 한편으로는 지금 교수님께서는 불법하도급, 하도급에서 또 하도급, 계속 이렇게 잇따르고 있다고 말씀하시는데 이런 것들 고리를 끊을 수 있는 장치는 없습니까?

홍성태:
이 문제는 우리 경제 전반의 구조와 다시 연관이 되는 얘기인데요.

앵커:
아, 그래요?

홍성태:
이 한국 경제라고 하는 것이 소수의 이른 바 재벌, 또는 재벌급의 공기업이 핵심에서 지배력을 행사하고 있고 이로부터 여러 단계를 거쳐 가면서 중소기업, 영세기업, 이런 형태로 구성되어있죠. 그래서 여기에서 중심에 있는 거대기업들이 기본적으로 자신들이 감수해야 할 위험이라든가 부담해야 할 비용을 아래로 전가하게 되면 그러면 아래로 갈수록 이런 어이없는 사고들이 일어날 가능성이 커지게 되는 것이죠.

앵커:
지금 감수해야 될 위험을 아래로 전가한다고 하셨는데 이것이 어떤 위험부담, 이런 것을 외주, 하청, 하도급 이런 것을 통해서 주면서 원청을 준 대기업은 책임을 벗어난다,

홍성태:
그렇죠. 그렇기 때문에 우리 문제는 이런 현장에서 말단에 일어나는 사고 자체에만 초점을 맞추는 것이 아니고 사고가 일어나는 과정을 정말로 주의깊게 추적해서 진원지에서부터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안 됩니다. 진앙의 문제는 그대로 놔둔채로 지진이 발생한 곳에서 대책을 세워봐야 문제가 거듭될 수밖에 없는 것이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이른 바 우리 경제 민주화 차원에서도 새삼 강조되고 있는 재벌독식경제라고 하는 것이 위험 사회 문제에서도 굉장히 중요한 의미를 갖고 있다는 것을 직시해야 합니다.

앵커:
진원지, 구조적인 문제, 그것 중의 하나가 지금 언급해주신 경제적 민주화가 덜 된 부분, 대기업의 독식, 이런 것들이 진원이 되고 있다는 설명이신가요?

홍성태:
그렇죠. 크고 강한 존재일수록 모든 것을 누리고 다수의 약한 존재일수록 오히려 보장받아야 하는 기본권마저 제대로 보장받지 못하게 될 때 그럴 때 경제적인 위험을 말할 것도 없고 이런 사고에서 나타나는 생명의 위협까지도 감수해야 하는 이런 일들이 아주 일상적인 상태가 되는 것이죠. 바로 그런 점에서 한국 사회를 악성위험사회라고 얘기하게 되는 것인데, 위험사회라고 하는 것은 다른 게 아니라 사실 서구 선진국들이 다 그런 위험사회라고 규정이 됩니다.

앵커:
아, 그래요?

홍성태:
그런데 한국이 악성인 것은 현대 사회는 고도의 위험을 갖고 있는 사회이기 때문에 위험사회라고 하는데 그런 만큼 그것을 철저하게 관리, 감독해야 되거든요?

앵커:
관리, 감독..

홍성태:
네, 그리고 부당하게 인권이 침해되는 이런 일들이 적을수록 그 기술이 사고로 폭발하는 가능성이 적어지는 것이죠. 그러나 한국 사회는 기술의 면에서는 세계 최고 수준인데 이것을 관리 감독하는 사회 수준을 보면 여전히 부패, 비리 정도가 잘 보여주듯이 세계 40위권정도 밖에 되지 않습니다.

앵커:
그래서 악성이라는 말을 붙이셨군요?

홍성태:
그렇죠. 그래서 한국은 기술력이나 경제적인 면에서는 세계 최고수준이지만 그러나 그것을 관리하는 사회질의 차원, 그리고 인권의 차원에서 보자면 너무나 문제가 많고 이러다보니까 그 위험한 기술들이 굉장히 심각한 사고로 터져 나오기 쉬운 것이고 그래서 이 악성위험사회에서 가장 큰 문제는 구조적인 불평등의 문제와 다른 한편에서는 부패, 비리의 만연을 들 수 있는데요. 이게 지금 심지어 잘 알다시피 절대 이런 위험이 감수되어서는 안 되는 핵발전소에서조차도 동일한 문제가 나타나고 있는 것이죠.

앵커:
최근에 발생한 부분들,

홍성태:
예. 한국 사회의 이런 악성위험사회에서 한국사회 문제를 잘 직시하고 해결해야 하고, 이것이야 말로 한국사회가 막고 있는 진정한 선진화의 과제, 진정한 발전의 과제라고 할 수 있습니다.

앵커:
네, 끝으로 안타깝게도 참 이른 바 3D업종이라고 하지 않습니까? 더럽고 위험하고 힘든 그런 업종에 이주 노동자들이 많이 유입되어서 이런 안전사고에 노출되어 있고 피해를 입고 있는데 이 문제는 어떻게 풀어갈 수 있을까요? 우리사회 구조적인 문제가 같이 맞물려야 합니까? 어떻습니까?

홍성태:
그렇죠. 구조적 위험이 계속 약자에게 전가되고 있는 것이죠. 위험이 해소되는 것이 아니고 그렇게 전가되니까 계속해서 사고가 발생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것은 국내인이건 외국인이건 인권이라는 면에서는 다 동등한 가치를 가지는 존재이고 그런만큼 그것을 지켜주고 돌봐주는 것이 올바른 선진국이죠. 그런 점에서 그런 외국인 노동자들이 그렇게 당하고 그들의 노동환경이 열악하다고 하는 것은 한국사회가 그만큼 후진적이고 악성인 문제를 가지고 있는 사회라는 것을 입증해주는 셈이죠.

앵커:
네, 알겠습니다. 바로 그런 문제들을 하루 빨리 우리사회가 풀도록 앞장서야겠네요.

홍성태:
네, 그렇습니다.

앵커:
교수님 오늘 말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감사합니다.

홍성태:
네. 고맙습니다.

앵커:
상지대 사회학과 홍성태 교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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