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 민주노총 이주노동 담당 우다야 라이 씨

 
(서울=연합뉴스) 김태종 기자 = "사업주나 일반 사람들이나 이주노동자에 대해 인권·노동권을 지키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해요. '이만큼 해주는 것도 다행으로 여겨라'라고 생각하는 거죠"

한국에서 일하는 이주노동자의 권익증진을 위해 민주노총에서 이주노동사업 부문을 담당하고 있는 네팔인 출신의 우다야 라이(41) 씨. 2005년 관광비자로 한국에 온 그는 먼저 한국에 와 있던 친구 소개로 봉제공장에서 일하며 이주노동자의 삶을 걸었다. 그러던 중 2007년 만난 한국여성과 결혼했고, 2010년 10월부터 민주노총에서 일하고 있다.

16일 만난 그는 "이주노동자의 근로 환경은 매우 열악합니다. 한국 사람들이 단순히 알고 있는 것 이상으로 현장에 가보면 상황이 더욱 열악하고, 차별도 많다"고 지적했다.

그래서 그는 이주노동자의 권리 쟁취를 위해 조직화된 힘이 필요하다고 생각했고, 민주노총에서 일하게 됐다고 했다.

다른 이주노동자들이 겪는 '차별'이 그에겐 남의 일이 아니다.

그는 "한국에서는 외국인 노동자들한테 잘해주면 안 된다는 인식이 깔려 있어요. (이주노동자는) '지저분하다'고 생각한다"면서 자신도 똑같은 차별을 당했다고 말했다.

그래서 그는 이주노동자에 대한 제도의 문제점도 누구보다 크게 느낀다.

그는 "이주노동자에 대한 관리가 사업주한테 있는 게 가장 큰 문제입니다. (이주노동자가) 사업장을 선택하거나 이동할 수 있는 자유도 없고, 노동 삼권도 인정되지 않는 것이죠"라고 비판했다.

그는 이어 "다치는 일은 다반사고, 산재 보상을 받을 수 있는 것도 많지 않아요. 제대로 진료를 못받는 사람도 많고, 몸이 아프면 본인이 부담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민주노총에서 이주노동자들이 사업장에서 겪는 일을 상담하고, 해결해 주려는 노력을 하고 있다.

그는 "잘못된 법들에 대해서는 개정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고, 법으로 정해져 있는데도 지켜지지 않는 것은 고소고발 등의 법적 소송도 하면서 이주노동자들의 정당한 권리를 찾아주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우다야 라이 씨는 한국사회가 이주노동자를 사회의 한 구성원으로서 받아들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주노동자들이 실제 경제발전에 적지 않은 역할을 하고 있어요. 피부색이 다르다고 차별하는 것이 아니라 같은 인간으로 받아들여야 합니다. 한국인도 다른 나라에 가서 똑같은 차별을 당한 역사가 있잖아요. 그걸 잊지 말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taejong75@yna.co.kr

profi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