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전역에 퍼져 있는 225개의 노동자 센터가 2천2백만 이주 노동자들의 방패막이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센터들은 주로 이주 노동자들이 종사하며 노동조합이 조직되지 않은 식당업, 조경업, 운수업 분야에서 활약하고 있다.

노동조합은 낮은 임금에도 기꺼이 일하는 이주노동자들이 그들의 일자리를 빼앗고 있다고 생각해 이주 노동자 조직에 적극적이지 않은 실정이다.

노동조합의 조합원 숫자가 줄고 영향력도 잃어가면서 이들 센터가 노동자를 대변하는 대안으로 떠올랐다. 전통적 노동조합보다 임금 인상, 연금, 유급휴가를 얻는 데 효과적일 수는 없겠지만 노조의 힘이 미치지 않는 곳의 빈자리를 채우고 있다고 이주 노동자 전문가들은 말한다.

코넬 대학교 노동 사학자 제퍼슨 코위 (Jefferson Cowie)는 “노동자 센터는 전통적인 노조의 집단 협상 틀 밖에 있는 노동자들의 권익을 어떻게 보호할 것인지에 대한 여러 대안 가운데 하나다.

이들은 실험이 이뤄지고 있는 작은 실험실이나 마찬가지”라고 말한다.

센터 가운데서도 텍사스에 위치한 노동자 디펜스 프로젝트 (Workers Defense Project)는 미등록 이주 노동자의 권리를 찾아주는 가장 창의적인 전략을 구사하는 단체로 주목 받고 있다.

텍사스 건설 현장에서 일하는 60만명 넘는 노동자들이 그 대상이며, 이들 가운데 반 정도가 미등록 노동자이다.

이주 노동자 가운데서도 미등록 이주노동자들은 하청업자들의 부당대우에 매우 취약하다.

2000명의 유료회원을 거느리고 있는 이 단체는 해마다 500건에 이르는 고발사항을 노동자들로부터 접수하다.

주로 시간외 수당을 떼이거나 이글거리는 텍사스 태양 아래에서 취수 휴식을 거부당하거나 산재로 인한 막대한 병원비에 발목이 잡힌 사람들이다.

멕시코에서 온 이주 노동자인 루이스 로드리게즈 (Luis Rodriguez)는 “노동자 디펜스 프로젝트는 기존의 노조와는 달리 모든 이들을 환영한다”고 말한다.

그는 건설 현장에서 일하다 사고로 손가락 하나를 잃은 뒤 단체의 문을 두드렸다.

“이 단체는 항상 더 많은 사람들을 받아들이고 기꺼이 돕는다”고 그는 말한다.

최근에 열린 주간 정기회의는 사기 진작 활동과 교육 활동, 사교 활동이 어우러진 시간이었다.

타코스와 쌀과 콩 요리를 곁들인 저녁식사를 마친 뒤 이주 노동자 60명은 객실 1000개 규모의 매리엇 (Marriott) 호텔 개발자에 맞설 시위 전략을 짰다.

회의의 열기와 끈끈한 연대의 분위기는 수십 년 전 미국의 노동 운동이 지금처럼 침체되지 않았을 때의 활기를 연상시키는 모습이었다.

노동자 디펜스 프로젝트는 그 동안 범상치 않은 성공사례들을 만들어 왔다.

지난 10년 동안 최저임금법과 시간외수당법을 어긴 사용자들을 상대로 거둬들인 임금이 1백만 달러가 넘는다. 단체가 작성한 작업장 안전문제 보고서를 계기로 직업 안전건강 관리처 (Occupational Safety and Health Administration)가 텍사스에 있는 900개 건설현장의 안전 조사에 착수했으며 조사 결과 200만 달러 가까운 벌금을 거두는 성과를 거뒀다.

또한 단체가 지닌 진보적 이미지에 갇히지 않고 법규를 준수하는 하청업자들과 협력해 공화당 우세의 텍사스가 의회가 사용자의 고의적인 임금 체불을 불법으로 인정하는 법을 통과시키는 데 일조했다.

노동자 디펜스 프로젝트는 18명의 상근자로 꾸려진 작은 단체이며 단체장인 서른한 살 친춘 (Tzintzun)씨는 한해 수입이 4만3000달러밖에 안 된다. 이렇게 작은 규모에도 이 단체는 거대 기업인 애플을 협상 테이블에 앉히는 데 성공했다.

애플은 텍사스 오스틴에 새로 짓는 사무실 건물의 건설현장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에게 보통 지급되는 시간당 10달러의 임금 대신 12달러를 지급하고 산재 보상금을 제공하기로 약속했다.

이는 다른 주보다 치사율이 높으면서도 산재 보상금 지급을 의무화하지 않은 텍사스 건설업계의 보수적 성격을 감안하면 커다란 성과다.

친춘씨는 “우리 단체는 텍사스에서 활동하는 게 좋다. 작업 환경이 바닥이어서 더 나아지는 길 밖엔 없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노동자 센터들은 현재 이민법 전면 개정을 가장 열렬히 지지하는 단체들이다.

가령 가사도우미연합 (Domestic Workers United)은 뉴욕과 하와이에서 가정부와 유모들의 권리장전 제정을 이끌어냈고, 이모칼리 노동자 연합 (Coalition of Immokalee Workers)은 플로리다 지역의 거의 모든 토마토 재배자들한테서 노동자들의 임금을 최소 20% 올린다는 내용의 행동강령을 받아냈다.

젊은 노동자 연합 (Young Workers United)은 샌프란시스코 시의회가 유급 병가와 최저임금 10.55달러를 법적으로 보장하게 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

사용자 편에 있는 또 다른 단체들은 노동자 센터들이 재정 공개 의무와 같이 노조가 따라야 하는 까다로운 법적 의무사항들을 피하기 위해 만들어진 바람막이 단체라고 공격했다.

하지만 모든 사용자들이 센터들을 반대하는 것은 아니다.

노동자 디펜스 센터는 노동자에게 보상금을 지급하지 않는 관행에 동의하지 않는 다수의 사업자들과 동맹을 맺고 있다.

노동자 디펜스 프로젝트는 이주 노동자의 어려운 처지를 이슈화하고 작업장 안전 문제를 널리 알린 이들의 활약에 감명을 받은 여러 단체들의 후원을 받고 있다. 그 결과 이 단체의 예산은 4년전보다 네 배가 뛴 1백만 달러로 부풀었다.

단체는 늘어난 예산을 건설 현장 검증사업과 안전교육, 컴퓨터 교실 운영에 쓰인다.

상당수의 노동자 센터들이 기부금에 의존하는 실정이다.

친춘 씨는 “현재 우리 단체는 이달의 맛으로 선정된 상황이나 마찬가지”라며 “이런 시기가 가면 앞으로 재정이 어떻게 될지 걱정된다”고 말한다.

  하지만 처음으로 단체에 후원금을 보내기 시작한 디스카운트 재단 (Discount Foundation)의 전무로 최근 은퇴한 헨리 알렌 (Henry Allen)씨는 단체의 미래에 자신감을 나타낸다.

“단체는 노동자 정의를 위한 미래의 조직화 노력에 있어서 진정한 모델감이다.”


출처: 노사발전재단뉴스레터
The New York Times 08.10
http://www.nytimes.com/2013/08/11/business/the-workers-defense-project-a-union-in-spirit.html?pagewanted=all&_r=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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