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사람은 누구인가?’옥천신문 청소년기자단 인권학교 세 번째 시간
이묘랑 활동가 ‘이주와 인권’ 강연
이묘랑 활동가

“박재범, 추성훈, 로버트할리, 이다도시, 소미 … 누가 한국 사람인가요?”

한국 사람은 누구를 말하는가? 이묘랑 강사가 던진 질문이다. 국적이 한국이면 한국 사람일까. 아니면 부모님이 한국계 사람이어야 하는가. 그것도 아니면 한국말을 해야 하는가.

옥천신문 청소년기자단 인권학교 세 번째 시간이 16일 문화창작공간 카페 둠벙에서 열렸다. 모두 일곱 차례 나뉘어 진행되는 인권학교는 세 번째 강연부터 특정 주제를 선정해 집중적으로 생각해보는 시간이 마련됐다. 세 번째 강연에 참석한 청소년과 주민들은 쉽게 한국 사람을 가려내지 못했다.

“누가 한국 사람인지 구분하기 전에 누가 언제 어떤 상황에 이런 질문을 하는지 근본적인 의문을 가져야 합니다.”

전세계 인구 74억9천만명 중 2억1천400만명(전세계 인구 3.2% 차지)이 ‘이주민’이다. 한국 인구의 4배 가량이 이주민인 셈. 범위를 좁혀 한국 상황을 보면 어떨까. 상황은 비슷하다. 전체 인구 5천175만여명 중 약174만여명이 외국인주민이다. 전체 인구의 3.36%다. 이주민의 권리를 어떻게 보호할 것인가 고민해야 할 시점이자, 다문화를 이야기 할 시점이다.

이묘랑 강사는 한 나라 안에서도 다양한 문화가 공조한다고 말한다. 인구수가 적은 제주도내 학교에서 추석을 앞두고 벌초 방학을 하는 것이 그 예다. 손과 몸의 언어를 사용하는 장애인과 비장애인 사이에 발생하는 문화 차이도 있다. 이주로 인해 발생하는 문화 차이도 같은 맥락이다.

“어떤 이주민은 차별의 대상이 되고, 어떤 이주민은 그렇지 않습니다. 소위 말하는 잘 사는 나라에서 이주한, 피부색이 밝은 이주민은 쉽게 차별 대상이 되지 않죠. 그런데 경제적으로 못산다고 해서 문화가 뒤떨어진다고 할 수 있나요? 결국 이주로 인해 발생하는 차별에는 경제발전에 따른 우월감이 작용한다고 볼 수 있어요.”

다문화 사회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의식주에 국한해 다른 문화를 받아드리는 우리의 인식 전환이 요구된다. 문화와 문화가 충돌해 갈등을 일으키는 것은 의식주에 한정돼 있지 않다. 오히려 도덕적 규범, 가치관 등이 갈등적 요소가 될 것. 생각이 의식주에 갇혀 있다면 문화와 문화가 만났을 때 갈등을 해결할 역량을 키우지 못할 것이다.

“서울에서 살다가 옥천으로 이사 온 사람도 이주민이죠. ‘국적’을 중심에 놓고 생각하는 ‘외국인’이라는 말 대신 단순히 사는 곳을 이동한 ‘이주민’으로 바라본다면 차별과 배제의 문제가 조금은 해결되지 않을까요?”

다음 질문은 강연 당시 이묘랑 활동가가 주민들에게 던진 질문이다. 독자 여러분도 ‘O', 'X'로 답을 내려 보길 권한다. △외국인 밀집지역에 이사를 가야 한다면 조금 망설여 질 것 같다 △결혼이주여성의 체류기간을 연장할 때 남편의 확인은 필요하다 △한국인 노동자의 월급과 외국인 노동자의 월급은 같다 △이주노동자가 불체체류자가 되는 걸 방지하기 위해 회사를 옮기는 것을 제한할 수 있다.

이현경 기자  lhk@o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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