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에 정착해 살아가는 이주여성, 이주노동자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지난 26일 오후 홍성에서는 낯선 땅 홍성에서 살아가는 이주여성과 이주노동자들이 ‘아시아 뮤직 페스티벌’이 열렸다.사진은 홍성이주민센터 대표 유요엘목사ⓒ 신영근
홍성 하상 주차장에 모인 10여 개국의 외국인 이주여성과 이주노동자들 300여 명은 각 나라별 음식을 마련하고, 자신들 나라의 전통의상과 음악으로 홍성군민들과 함께 하는 시간이 되었다. ⓒ 신영근
낯선 땅에 처음 발을 딛게 되면 모든 것이 어색하고 어떡해 해야 될지 모르는 경우가 많다. 특히 오랫동안 자신이 살아왔던 환경에서 벗어나 전혀 새로운 나라에서 살아가기란 더더욱 힘든 것이다. 그렇게 살아왔던 고향을 떠나 낯선 나라 대한민국에 정착해 살아가는 이주여성, 이주노동자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지난 26일 오후 홍성에서는 낯선 땅 홍성에서 살아가는 이주여성과 이주노동자들이 '아시아 뮤직 페스티벌'이 열렸다.

이날 홍성 하상 주차장에 모인 10여 개국의 외국인 이주여성과 이주노동자들 300여 명은 각 나라별 음식을 마련하고, 자신들 나라의 전통의상과 음악으로 홍성군민들과 함께 하는 시간이 되었다. 이번 '아시아 뮤직 페스티벌'은 이주민의 인권을 보호하고 이주민의 복지증진과 한국인과 이주민들의 국경을 넘는 연대를 통해 더불어 살아가는 공동체 형성과 평등하고 평화로운 민주사회실현에 기여함을 목적으로 지난 2003년 설립된 '홍성이주민센터'가 마련한 행사로 2013년 처음 시작하여 올해 5회째를 맞이하는 행사다.

특히, 홍성이주민센터는 일상생활에서부터 고통과 난관을 호소하는 다양한 삶과 생활의 문제를 함께 풀어나갈 활동을 지원하고 위기가정의 조기 상담을 통하여 폭력을 예방하고 안정적인 다문화가정의 지켜나갈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또한, 국제결혼가정의 상호 간의 이해 부족과 의사소통의 결여, 한국사회의 가부장적 문화로 인한 이주여성의 성폭력, 가정폭력에 대한 상담으로 이주여성의 피해를 최소화하고, 우선적인 지원을 통하여 안정적인 정착 생활을 이루어 나갈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이외에도 장시간 육체노동과 열악한 근무환경, 음식 등으로 피로와 불균형한 영양 상태 등으로 어려움을 호소하는 이주노동자들의 건강과 함께 낯선 땅으로 국경을 넘어 보다 나은 삶을 찾아온 이주민들이 자신들 삶의 주인으로 나설 수 있기 위하여 자신의 목소리로 스스로를 세우고 지켜갈 수 있게 도움을 주고 있다.
지난 26일 오후 홍성에서는 낯선 땅 홍성에서 살아가는 이주여성과 이주노동자들이 ‘아시아 뮤직 페스티벌’이 열렸다. '아시아 뮤직 페스티벌'이 열리는 무대를 한 이주노동자가 바라보고 있다.ⓒ 신영근
홍성이주민센터의 대표를 맡고 있는 유요엘 목사는 "이번 행사는 벌써 5회째다. 아시아 여러 나라 친구들이 자기들의 음악을 소개하면서 즐기는 자리이다. 평소에 가까이 못 했던 음악을 즐기면서 아름다운 다른 나라의 문화를 이주여성뿐만 아니라 홍성 시민들과 함께 즐기는 자리다."며 "최근에 홍성에서도 이주노동자들이 자살하고 병으로 돌아가셨다. 이주노동자들이 열심히 일을 마치고 건강한 몸으로 돌아가야 하는데 사고가 생기고 있다. 이주노동자들의 우리들 생각은 근본적으로 고용허가제라는 악법이 문제가 된다고 생각한다. 이주노동자들과 함께 고용허가제가 완화되거나 다른 대안의 법이 나올 수 있도록 좀 더 노력하는 캠페인을 계속할 예정이다. 헛된 죽음이 없도록 우리 이웃들도 관심을 가져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고용허가제는 2004년 8월 정부가 외국인 근로자를 합법적으로 고용할 수 있도록 한 제도로 고용주의 허가가 있어야 사업장을 변경할 수 있고 근로 기간을 연장할 수 있다. 그러나 사업주의 허가가 있어야 사업장을 이동할 수 있어 사실상 허가가 없으면 사업장 변경이 쉽지 않은 게 현실이다. 이로 인해 체류 기간이 만료된 외국인이 불법체류자가 되는등 문제점을 안고 있어 최근 폐지 논란이 일고 있다.

이날 태국의 음식을 소개하는 부스에서 열심히 전통음식을 준비하는 이주여성 반앗 씨는 "오늘 이렇게 태국 친구들과 오래간만에 한자리에 모여서 음식도 나눠 먹고 이야기도 나눠서 정말 기분 좋다"며 능숙한 한국말로 말했다.
홍성지역 이주여성과 이주노동자들이 한자리에 모인 지난 26일 홍성 하상주차장에는 많은 이주여성들이 오래간만의 만남으로 기뻐하고 있다.ⓒ 신영근
행사가 시작되는 오후 6시부터는 홍성지역 곳곳에서 일을 마치고 참가한 이주노동자들이 함께 20여 개의 각 나라 부스에 자리하면서 분위기가 더욱 달아올랐다. 이날 행사에서는 우리의 다정한 이웃으로, 지역사회의 한 일원으로 자리 잡은 이주노동자와 이주여성들이 믿음직한 친구로서, 함께하고자 하는 홍성 시민과 어울려 신명과 흥이 함께하는 자리가 되어 다문화 다국적 사회의 정서적 공감대를 형성하기도 했다.

또한, 캄보디아 이주노동자들과 함께 아들을 데리고 행사장을 찾은 캄보디아 이주여성 찬넹 씨는 "일 년에 한 번씩 하는 페스티벌에 오늘 처음 참여했는데, 많은 캄보디아 친구들뿐만 아니라 다른 나라 친구들도 함께 만나서, 우리나라 음식도 맛볼 수 있어서 너무 행복하다."며 소감을 전했다.

특히, 이 자리에 참석한 홍성군의회 최선경 의원(더불어민주당)은 "국가와 인종을 초월해서 모두가 함께하는 행사다. 다 함께 더불어 사는 지역공동체를 만들어 내기 위한 우리의 바람이 여기 담겨 있다."며 축하의 말을 전하기도 했다.
이날 행사에서는 우리의 다정한 이웃으로, 지역사회의 한 일원으로 자리 잡은 이주노동자와 이주여성들이 믿음직한 친구로서, 함께하고자 하는 홍성 시민과 어울려 신명과 흥이 함께하는 자리가 되어 다문화 다국적 사회의 정서적 공감대를 형성하기도 했다.ⓒ 신영근
국경을 넘어 더불어 사는 지역사회 공동체 만들기를 위한 캠페인, 토론회, 문화행사 등을 통하여 이해와 공감의 다문화사회를 만들어 나가기 위한 홍성이주민센터는 이주민들이 결혼하고 자녀를 출산, 양육하는 과정에서 이주민들의 자녀는 또래 사이에서의 어울림과 학교생활 부적응의 문제, 학습지도의 부재 등으로 경제적 지지도가 미흡한 이주민 자녀를 위하여 학습지도 및 사회문화교육, 신체발달에 상응하는 다양한 체험 활동을 진행하여 지역사회에서 제2의 안전한 가정의 역할을 함께 해 줄 수 있는 공부방을 운영하기도 한다.

한편, 홍성다문화가족지원센터 김인숙 사무국장은 "홍성에서는 2017년 현재 547명의 이주여성이 거주하고 있으며, 1가구 3명의 세대수를 포함하면 약 1,500여 명의 다문화 가정이 거주하고 있다."고 말했다.

홍성이주민센터 주관하고 홍성지역 이주여성과 이주노동자들이 함께 한  '제5회 아시아 뮤직페스티벌' 현장을 영상에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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