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농촌 외국인근로자 ‘빛과 그늘’<상>일손부족 ‘효자손’

힘든 농사 척척…“고마운 존재”

고령·부녀화로 인력난 심화 “요즘같은 시대엔 ‘천군만마’ 영농안정 위해 배정 확대를”
포토뉴스

경기 양평군 개군면 금단농업회사법인 김유철 대표(맨 앞)가 캄보디아 출신 외국인근로자들과 느타리버섯 출하작업을 하고 있다.

 외국인근로자들이 고령화·부녀화로 인한 농촌의 부족한 일손을 보충하는 데 큰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특히 힘들고 궂은일의 경우 돈을 주고도 일손을 못 구하는데, 이를 해결하는 데 큰 도움을 주고 있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농축산업 분야에서 일하는 근로자는 모두 1만8700명에 달한다. 그렇지만 농장 이탈 등의 문제점도 적지 않다. 국내 농축산 분야에 고용된 외국인근로자의 역할과 문제점·개선방안 등을 3회에 걸쳐 보도한다.



 “외국인근로자들이 없다면 아마 버섯농사를 당장 그만둬야 할 겁니다.”

 경기 양평군 개군면에서 느타리버섯과 양송이버섯을 재배하는 금단농업회사법인 대표 김유철씨(52)는 “시설채소처럼 일손이 많이 필요한 버섯농사에서 외국인근로자는 없어서는 안될 고마운 존재”라며 이렇게 말했다.

 3300㎡(약 1000평) 규모의 김씨 버섯농장에서는 모두 18명의 외국인근로자들이 숙식을 함께하며 일을 하고 있다. 이들은 생육실 청소에서부터 배지제조·수확·출하작업까지 모든 과정을 척척 해내고 있다.

 김씨는 외국인근로자들에게 1인 1실의 편안한 숙소를 제공하고 쌀 등 일체의 비용을 부담하고 있다. 또 그들이 내야 하는 산재보험료와 건강보험료도 법인에서 모두 지원해주고 있다.

 이에 따라 그의 농장에서는 다른 곳으로 무단 이탈하는 외국인근로자를 찾아보기 어렵다. 당연히 숙련된 근로자들이 많아 일의 능률도 높은 편이다.

 김씨는 “내국인 일손은 구하기도 어렵지만 농장을 찾아오는 사람들도 대부분 60대 이상이어서 일을 시키기가 쉽지 않다”면서 “농민들이 인건비와 인력난에 대한 걱정 없이 안정적으로 농사를 지을 수 있도록 외국인근로자 쿼터를 늘려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충남 논산시 채운면에서 시설채소 농사를 짓는 이모씨(54)도 외국인근로자의 도움을 받아 농사를 짓고 있다. 이씨는 660㎡(200평)짜리 하우스 33동에서 방울토마토와 상추를 재배해 연중 출하 하는데, 외국인근로자들이 큰 힘이 된다고 강조한다.

 이씨가 외국인근로자를 고용한 것은 5년 전부터다. 그는 “내국인들은 농장일보다 공공근로 등 육체적으로 수월한 일을 해도 비슷한 금액의 돈을 벌 수 있기 때문에 굳이 힘든 농장일을 하지 않으려 한다”고 토로했다. 그렇다고 영농규모를 줄일 수도 없었다. 결국 이씨는 행정관청에 외국인근로자 고용 신청을 한 것.

 현재 그의 농장엔 네팔 출신 3명이 숙식하며 열심히 농사를 돕고 있다. 외국인근로자를 고용한 일부 농가들은 언어 소통이 잘 안 되는데다 문화적인 차이 등으로 어려움을 겪는 경우도 종종 발생하지만 이씨 농장의 근로자들은 농사기술 지도를 받으며 착실히 일하고 있다.

 그는 “요즘 같은 시대에 외국인근로자는 천군만마와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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