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천 결혼이주여성, 꿈을 심습니다

다문화통합지원센터, 자립·창업 목표 아열대 채소 재배 호응

장명호 기자 jmh@idomin.com  2016년 07월 21일 목요일

사천 지역에서 다문화가정의 안정적인 정착을 위해 활동하고 있는 사천다문화통합지원센터가 아열대 채소로 결혼이주여성들의 자립과 창업을 돕고 있어 화제다.

오크라, 모로헤이야, 인디언시금치, 롱빈, 공심채, 여주 등 동남아가 원산지인 아열대 채소들이 지난 5월부터 사천 사남면의 한 비닐하우스에서 재배되고 있다. 이 아열대채소의 첫 수확은 오는 22일 오전 10시에 진행될 예정이다.

사천지역이 아열대 기후대에 편입되면서 이러한 아열대채소 재배가 가능하게 된 것인데, 이런 기후적 변화를 잘 활용해 자립기반으로 만들려고 하는 이들이 있다. 바로 사천 지역에 살고 있는 동남아 출신의 결혼이민여성들이다.

이는 사천다문화통합지원센터가 여성가족부에서 공모한 '2016 지역다문화프로그램'에 선정되면서 가능해졌다.

사천 사남면 한 비닐하우스에서 결혼이주여성들이 아열대채소를 심고 있다. /사천다문화통합지원센터

아열대채소는 전국적으로는 남해안 가를 중심으로 일부 지역이나 농가에서 재배하고는 있다. 그러나 결혼이주여성들이 직접 아열대 채소를 재배하고 가공, 유통까지 도맡아 하는 곳은 아직 없다. 사천이 유일하다.

사천다문화통합지원센터는 농사와 사업 경험이 없는 결혼이주여성들의 특성을 고려해 올해는 1단계 사업으로 체계적인 창업교육과 더불어 작물 재배를 위한 기술교육에 주안점을 두고 있다.

이를 통해 재배한 아열대 채소는 서부경남의 다문화가족들과 이주노동자들에게 판매할 예정인데, 벌써 인근지역의 아시아마트 몇 군데를 납품처로 확보한 상태다.

내년에는 2단계 사업으로 협동조합을 만들고, 한국인의 입맛에 맞는 레시피를 개발하는 등 생산 규모를 더욱 키운다는 계획이다. 동남아에서 국민 채소로 사랑받고 있는 인디언시금치는 칼슘과 철분 등 영양소가 풍부하고, 단백질이 풍부하고 식감이 좋아 고급 요리재료로 쓰이는 롱빈은 콜레스테롤을 낮추는 효과가 있다. 그리고 오크라는 암세포를 억제하는 뮤신성분이 풍부한 것으로 알려져 경쟁력이 충분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인도네시아 식당을 운영하고 있는 아나 수피아나(44) 씨는 "아열대 채소는 외국인들만 먹는다고 생각하는데 이번 기회를 통해 한국 사람들에게도 알리고 싶어요. 아열대 채소 중에는 건강에 좋은 채소들도 많고 병을 예방하기도 합니다. 그리고 이번 프로그램을 통해 다문화가정에도 많은 일자리들이 생겨나면 좋겠습니다"며 프로그램 참가 소감을 밝혔다.

베트남 출신의 도지혜(27) 씨는 "저희가 심은 아열대채소가 정말 잘 크면 좋겠습니다. 왜냐하면 저도 다문화가정이기 때문에 다른 다문화가정들이 힘들어 하는 것을 잘 알고 있어요. 그래서 채소 장사가 잘 돼서 돈을 벌면 그들을 조금이라도 도와주고 싶어요"라고 꿈을 밝혔다.

이정기 센터장은 "아열대채소가 우리 농업에 다양성을 입히면서도 또한 결혼이주여성들의 자립을 돕고, 다문화인식 개선에도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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