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타르 월드컵 건설 현장 이주근로자 조직적 학대" 앰네스티
    기사등록 일시 [2016-03-31 16:16:22]
【카타르정부·AP/뉴시스】국제인권단체 앰네스티 인터내셔널(이하 앰네스티)은 30일(현지시간) 발표한 보고서에서 2022 카타르 월드컵 경기장 건설 참여 이주노동자들이 조직적인 학대와 형편없는 대우를 받고 있다고 폭로했다. 사진은 카타르 정부가 지난 2015년 제공한 자국내 이주 노동자들의 모습을 담은 홍보용 사진. 2016.03.31 2016-03-31
【서울=뉴시스】이수지 기자 = 국제인권단체 앰네스티 인터내셔널(이하 앰네스티)이 2022 카타르 월드컵 경기장 건설 참여 이주노동자의 인권 실태를 고발하는 보고서를 발표하고 국제축구연맹(FIFA)에 대책을 촉구했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 BBC 등 외신들이 3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앰네스티는 이날 발표한 50장 분량의 보고서에서 카타르에서 이주노동자에 대한 조직적 학대와 형편없는 대우가 5년 동안 계속 묵인돼 왔다고 비난했다.

이 보고서는 지난 2015년 2월부터 1년간 건설현장을 방문해 인권실태를 조사한 결과를 담은 첫 공식 보고서로, 도하의 칼리파 경기장과 스포츠 복합단지 어스파이어 존의 개보수에 참여한 234명의 이주노동자와의 인터뷰를 기초로 했다. 이 경기장은 에버튼, 바이에른 뮌헨, PSG가 지난해 겨울 훈련장으로 활용한 바 있다.

앰네스티는 보고서에서 카타르 월드컵 경기장 건설현장에서 다양한 인권침해 사례가 보고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2022년 월드컵 준결승전이 열릴 칼리파경기장의 개보수 작업에 참여한 이주노동자들 경우 본국에서 일자리 알선업체에 4300달러(약 491만원)이란 거액의 알선비를 내고 카타르에 왔지만,여권을 압수당했고 임금도 약속했던 것의 절반만 받거나 아예 받지 못하는 사례도 있었다는 것이다. 이주노동자가 자신의 처우에 대해 불만을 토로하면 협박당한 사례도 있었다.

카타르는 법으로 이주노동자의 여권 압수, 임금체납을 비롯해 약속했던 임금보다 적게 주는 기만적 일자리 알선을 금하고 있다. 그러나 앰네스티는 이 관행들이 조사 기간 내내 광범위하게 지속된 증거를 찾아냈다.

월드컵경기장 건설에 종사하는 노동자는 지난해 2000명에서 현재 4000명으로 늘었고, 앞으로 2년 간 3만6000명까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앰네스티는 이 보고서에서 카타르 정부 기관인 '납품 및 유산 최고위'가 근로자 복지제도를 도입했어도 실행과정에는 큰 차이가 있다며, 카타르 당국과 FIFA의 무관심으로 이 같은 노력이 무색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인권 침해 사례들을 토대로 카타르 정부의 노동자 인권보호는 결과적으로 실패라는 결론을 내렸다.

살릴 셰티 앰네스티 사무총장은 이날 성명에서 “이주노동자에 대한 학대는 세계축구의 양심에 묻은 얼룩”이라며 “월드컵경기장은 축구선수와 팬에게 꿈의 장소지만, 노동자에게 생지옥”이라고 밝혔다.

이 보고서는 특히 FIFA가 이 문제를 해결하라고 카타르당국을 압박하지 않아 의미있는 조치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비난했다.

셰티 사무총장은 FIFA는 5년 전 이주노동자의 인권을 신경 쓰겠다고 약속했지만, 월드컵경기장 건설 현장에서의 인권 침해는 중단되지 않고 있어 그 노력은 완전히 실패했다고 지적했다.

이에 페데리코 아디에치 FIFA 사회책임경영 담당관은 이날 성명에서 “FIFA가 사실상 월드컵 개최국의 모든 사회문제를 해결할 책임은 없지만, 모든 월드컵 개최되는 모든 시설, 월드컵 관련 운영시설과 서비스 시설에서 인권이 존중받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밝혔다.

FIFA 대변인도 “이주노동자 복지 개선과 관련해 카타르 당국과 계속 논의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suejeeq@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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