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3명 중 1명 "외국인 노동자와 이웃 하기 싫다"

최희진 기자 daisy@kyunghyang.com
지난해 10월 서울 용산구 한강대로 웨딩코리아에서 열린 ‘2015 다문화 요리 경연대회’에 참가한 베트남 이주여성들이 전통요리를 만들고 있다. |서성일 기자 centing@kyunghyang.com

지난해 10월 서울 용산구 한강대로 웨딩코리아에서 열린 ‘2015 다문화 요리 경연대회’에 참가한 베트남 이주여성들이 전통요리를 만들고 있다. |서성일 기자 centing@kyunghyang.com

성인 3명 중 1명은 외국인 노동자나 이민자를 이웃으로 삼고 싶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외국인 노동자·이민자를 편견과 거부감 없이 받아들이는 정도를 뜻하는 ‘다문화 수용성 지수’는 50점대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가족부는 14일 한국여성정책연구원에 의뢰해 전국 19~74세 성인 4000명과 전국 122개 중·고교 재학생 364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2015년 국민 다문화 수용성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한국인의 다문화 수용성은 주요 선진국에 비해 낮았다. ‘외국인 노동자·이민자를 이웃으로 삼고 싶지 않다’는 설문 문항에 한국인의 31.8%가 동의했다. 반면 독일인들은 같은 문항에 21.5%만이 ‘그렇다’고 답했고, 미국은 13.7%, 호주 10.6%, 스웨덴은 3.5%에 불과했다.

‘일자리가 귀할 때 자국민 우선 고용에 찬성하느냐’는 질문에 한국인의 60.4%가 ‘그렇다’고 답했다. 반면 호주는 51%, 미국은 50.5%, 독일 41.5%, 스웨덴 14.5%로 동의율이 낮게 나타났다.

‘자신을 세계시민으로 생각하느냐’는 질문엔 한국인의 55.3%만이 ‘그렇다’고 답했다. 독일이 62.3%, 미국 69.1%, 호주 79.5%, 스웨덴 82%인 것과 비교되는 결과다.

성인의 다문화 수용성 지수는 2011년(51.17점)보다 소폭 개선되긴 했으나 여전히 53.95점에 불과했다. 이 지수는 문화개방성과 국민정체성, 고정관념·차별, 거부·회피 정서 등 8개 항목별 설문 결과를 종합해 산출했다.

연령대별로는 청소년이 67.63점으로 다문화 수용성이 가장 높았다. 이어 20대 57.50점, 30대 56.75점, 40대 54.42점, 50대 51.47점, 60대 이상 48.77점 등 연령이 높을수록 다문화 수용성이 낮았다.

외국인·이주민을 친척(55.67점), 친구(58.1점), 직장동료(60.38점)로 둔 경우엔 다문화 수용성 지수가 평균보다 높았다. 하지만 단순히 이웃(52.41점)해서 사는 경우엔 평균보다 지수가 낮았다.

다문화 수용성의 구성 요소. 여성가족부 제공

다문화 수용성의 구성 요소. 여성가족부 제공

직종별로는 외국인·이주민들이 많은 업종 종사자의 다문화 수용성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단순노무 종사자는 51.22점, 농림어업 51.83점, 기능·조립 52.96점 등이었다.

여가부 관계자는 “서로 취업 경쟁을 하거나 직장에서 생활공간을 공유하는 등 현실적인 이해관계가 있을 때는 수용성이 낮은 경향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여가부는 이번 조사 결과를 토대로 다문화 수용성이 낮은 계층을 위한 맞춤형 교육·홍보, 온라인 교육 사이트 운영, 청소년 수련시설 등과 연계한 공교육 강화 등을 추진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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