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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노동자 최저임금 차등적용은 인종차별”

등록 :2018-08-23 15:51수정 :2018-08-23 1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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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계 일각 최저임금 감액 시도 나서자
이주노조, 중기중앙회 찾아가 항의 회견
이주노조와 민주노총이 23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중소기업중앙회 앞에서 ‘이주노동자 최저임금 차별 수습제 규탄 기자회견’을 열고 외국인 노동자 최저임금 차별 적용 및 삭감을 요구하는 중소기업중앙회를 규탄하고 있다. 김성광 기자 flysg2@hani.co.kr
이주노조와 민주노총이 23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중소기업중앙회 앞에서 ‘이주노동자 최저임금 차별 수습제 규탄 기자회견’을 열고 외국인 노동자 최저임금 차별 적용 및 삭감을 요구하는 중소기업중앙회를 규탄하고 있다. 김성광 기자 flysg2@hani.co.kr
“이주노동자 없이는 하루도 굴러갈 수 없는 중소기업이 이주노동자 임금을 깎아야 한다는 뻔뻔한 주장을 합니다. 사람은 필요한데 월급은 제대로 주지 않겠다는 이야기입니다”

23일 오전 우다야 라이 이주노동자노동조합 위원장은 서울 영등포구 중소기업중앙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중소기업중앙회(중기중앙회)의 이주노동자 최저임금 차등적용 주장은 “명백한 인종차별”이라고 비판했다. 경영계와 보수 정당을 중심으로 이주노동자에 대한 최저임금 차등적용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오자, 이주노조와 민주노총이 이에 항의하는 기자회견을 연 것이다. 이날 기자회견 참가자들은 중기중앙회에 항의서한을 전달하려 했으나 경찰과 건물 관리인에게 가로막혀 건물 입구에서 20분 동안 승강이를 벌였다.

이주노동자 최저임금 차등적용 주장이 본격적으로 제기된 것은 최저임금 논란이 불거지면서부터다. 앞서 중기중앙회는 지난달 16일 홍종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과 간담회를 열어 이주노동자는 수습 기간을 별도로 두고 최저임금을 최대 80%까지 감액하도록 해달라고 건의한 바 있다. 지난해 9월 최저임금법이 개정돼 단순 업무라면 수습 기간이라고 하더라도 최저임금을 100% 지급해야 하는데, 단순 업무를 하는 이주노동자는 다시 감액 적용을 허용해달라는 주장이다. 이 제안을 받은 홍 장관은 바로 “적극적으로 검토해 보겠다”고 답했다.

국회도 마찬가지였다. 중기중앙회는 지난달 30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를 방문해 같은 내용을 건의했다. 김학용 환경노동위원장(자유한국당)은 중기중앙회의 민원에 화답하며 최저임금법 개정안을 지난 10일 발의했다. 이 개정안에는 이주노동자가 단순 업무를 하거나 수습을 시작한 날부터 2년 이내라면 최저임금을 달리 정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이 담겼다. 한편 지난해 12월 통계청이 발표한 ‘2017년 이민자 체류실태 및 고용조사 결과’를 보면 한국에 체류 중인 외국인 가운데 20.9%가 비전문취업 비자를 가지고 있고, 이들 가운데 한국 체류 기간이 3년 미만인 비율은 48.4%에 이른다.

이주노조는 중기중앙회의 이러한 시도가 위법일 뿐 아니라 인종차별이라며 맞서고 있다. 근로기준법 6조는 국적·신앙 또는 사회적 신분을 이유로 하는 노동조건 차별을 금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이 1998년 12월 비준한 국제노동기구(ILO) 협약 제111조 ‘고용 및 직업에 있어서 차별대우에 관한 협약’ 역시 국적으로 임금을 차별할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다. 봉혜영 민주노총 부위원장은 “근로기준법에도 위배되는 최저임금 개악 시도가 최저임금 노동자 가운데 가장 약한 고리인 이주노동자를 대상으로 시작됐다는 사실이 경악스럽다”고 비판했다. 나현필 국제민주연대 사무국장은 “생산성 떨어진다는 핑계로 이주노동자 최저임금 차등적용이 시작되면, 이는 점차 한국인에게도 번진다. 우리 모두의 문제”라고 강조했다.

이주노조는 중소기업중앙회에 항의서한을 전달하려 했으나 경찰과 중소기업중앙회 관계자에게 막혀 20분 동안 건물로 들어가지 못했다. 이후 문철홍 중소기업중앙회 외부인력지원부장이 건물 로비로 나왔으나 “서한은 내부 검토 후에 처리하겠다”는 입장을 반복했고, 봉혜영 민주노총 부위원장은 “항의서한을 전달하는 의미가 없다”면서 서한을 찢어버렸다.

이지혜 기자 godot@hani.co.kr


원문보기: 
http://www.hani.co.kr/arti/society/labor/858913.html#csidx3afe817f598840797461ade02f23ee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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